4월 1일부터 보장성 보험료 최대 10% 오른다
생명보험사들이 다음 달부터 새로 가입하는 종신보험과 CI(치명적 질병)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를 올릴 예정이다.
2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4월 1일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안팎의 폭으로 내릴 방침이다.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만기까지 운용해 얻을 것으로 예상한 수익률로 일반적으로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7~10%가량 올라간다.
보험가 자율화 시행되자
생보업계 한꺼번에 반영
올해 초 실손보험료 올려
가입자 부담 가중 지적도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은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종전 3.0%에서 2.75%로 조정하고 어린이보험과 재해입원 특약 등 일부 특약에 대해서는 3%에서 2.50%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3.0%에서 2.75%로 내린다. 금리확정형 암보험과 어린이보험은 예정이율이 2.85%까지 내려간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최대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흥국생명과 동부생명은 예정이율을 0.35%포인트씩 인하하고 동양생명도 0.3%포인트 낮춘다.
이 밖에 교보생명, 한화생명, KDB생명도 0.25%포인트씩 일제히 예정이율을 조정해 보험료를 올린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4월에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했고 보험가격 자율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에 추가로 예정이율을 0.25% 내렸다. 생보사들이 예정이율을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총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생보사들이 이번에 다시 최대 0.5%포인트 예정이율 조정에 나서면서 지난 1년 동안 예정이율이 최대 1%포인트 조정되며 보험료는 평균 30% 전후로 오르게 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가격 자율화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못 올리고 억눌려왔던 부분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 보험료 인상 폭이 커졌다"며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이 더 이상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충실한 보장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해보험사들도 지난 1월에 실손보험료를 30% 가까이 인상하면서 보험 가입자의 부담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기자 lj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