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새누리당 공천 분석] 부산 민의 무시하나… '전무후무한 기득권'
새누리당이 21일 부산 서·동구, 해운대갑,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4·13 총선 후보 공천작업이 마무리됐다.
새누리당 PK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현역 국회의원들의 대거 생환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상향식 공천제로 불리는 여론조사 경선에서 경남의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역의원들이 승리한 것이다. 이밖에 공천배제되거나 불출마한 경우도 많지 않아 PK지역구 40곳 가운데 현역의원이 다시 공천된 곳은 28곳으로 생존율 70%를 기록했다.
부산 '전원 생존' 비판 여론 고조
20대 국회 選數 비율 기형화 우려
"여론조사 경선에서도 현역 승리
이래서야 정치 신인 등판하겠나"
PK지역구 40곳 중 28곳 '재공천'
친박계 15명… '최대 계파' 유지
울산, 현역 6명 중 2명 공천배제
경남, 16명 중 재공천 9명에 그쳐
■부산 공천은 '현역의원 불패'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부산 서·동구 유기준, 해운대갑 하태경, 기장 윤상직 후보가 각각 경선에서 승리해 총선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부산의 18개 지역구에서는 불출마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지역구를 옮긴 문대성 의원을 제외하면 15명의 현역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다시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들 모두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생존률 100%라는 부산 총선 전무후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재공천된 현역의원 15명 가운데 김정훈(남구갑), 서용교(남구을), 이진복(동래), 조경태(사하을), 김세연(금정), 김도읍(북·강서을) 등 6명의 후보는 단수추천을 통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반면 나머지 9명의 후보는 경선을 치러 공천을 받았다. 특히 유기준(서·동구), 나성린(부산진갑), 이헌승(부산진을), 하태경(해운대갑) 후보는 1차 경선에서 타 예비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나지 않아 결선 여론조사까지 벌이는 경쟁을 거쳤으나 현역 불패의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식물 국회'의 원인 제공자인 19대 국회의원들이 원내에 대거 재입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부산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향식 공천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경선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정치 신인의 원내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부산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재공천됨에 따라 향후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부산 정치권의 선수(選數) 비율이 상당히 기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공천자 가운데 당선될 경우 초선 의원이 될 수 있는 경우는 김척수·윤상직·손수조 후보 세 사람 뿐이다. 통상적으로 부산의 초선 의원 비율이 40% 정도에 달했던 과거 총선과 같은 '피라미드' 구조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울산·경남은 '현역 교체' 숨통
울산과 경남에서는 미미하나마 '현역의원 물갈이'가 이뤄졌다. 울산에서는 현역의원 6명 가운데 2명(강길부·박대동 의원)이 공천배제됐고, 경남에서는 16명 가운데 현역 의원이 재공천받은 경우는 9명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은 제외했다.
특히 3선의 안홍준(창원마산회원), 재선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 초선 박성호(창원의창) 의원은 경선에서 패배해 후보자리를 놓쳤다. 그나마 상향식 공천제의 한계가 나름대로 극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김태호(경남 김해을) 의원은 불출마했고,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공천 배제됐다.
PK지역의 공천 결과를 계파별로 분석해보면 확실하게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할 수 있는 후보가 15명 정도에 달해 최대 세력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주영 정갑윤 유기준 김희정 유재중 이진복 이헌승 김도읍 박맹우 박대출 강석진 박완수 윤상직 손수조 등이 그들이다. 반면 친김무성계로는 박민식 서용교 하태경 이군현 안효대 등으로 볼 수 있어 총선 후 여권 권력구도 재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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