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헌 동아대 유전공학과 교수 "식물 연구로 난치성 질환 해결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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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상상임신도 한다면 믿겠습니까?"

최근 부산일보 10층 강당에서 열린 제228기 부일여성대학에서 '식물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강의해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동아대 유전공학과 이재헌(57) 교수를 만났다.

부일여성대학 강의 '큰 호응'
식물의 환경 저항 유전자 연구

이 교수는 "식물은 해충이 공격하거나 온도가 낮아지면 이 스트레스에 저항하기 위해 2차 대사산물을 낸다"며 "이 물질이 사람에게 기능성 물질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청도 반시. "온도나 바람 등 환경 요인에 의해 청도에서 씨 없는 감이 생기는데 이게 인간의 상상임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병충해나 냉해가 오면 통제 유전자가 특정 유전자(군대)를 발현시켜 이를 퇴치합니다." 예를 들면 타닌 관련 유전자를 발현시켜 해충이 더 이상 못 먹게 한다. 또 단백질 분해 저해 유전자를 발현시켜 소화가 안 되게 해 해충을 막는다는 설명.

이 교수는 지난 20년간 식물에서 기능성 물질을 추출해 사람에게 어떤 생리활성 작용을 하는지 살펴보고, 환경 저항성 유전자를 개발해 작물에 도입하는 환경적응 작물개발 연구에 천착해왔다.

이 교수는 "그동안 물이나 알코올 용매로 식물의 기능성 물질을 추출해 왔는데 이러면 생리활성물질의 변성을 초래하고 인체 흡수율을 저하시키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15년 전부터 새로운 추출방법을 연구하기 시작, 최근 물 등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진공 상태에서 천연 신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해 다수의 특허도 출원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제비꽃, 백년초, 알로에 등에서 천연 신물질을 추출해 동물실험을 한 결과 면역 질환과 난치성 질환에서 가시적 효과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바이오 업체와 산학연구를 통해 건강식품과 약침액 등도 개발했다.

10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국제특허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 제품 등록도 받았다.

이 교수는 "앞으로 부산에 천연 신물질 추출센터를 건립해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1958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에서 석,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네브래스카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 네브래스카주립대 연구교수를 거쳐 1998년 동아대 교수로 부임했다. 동아대 산학협력단장, 기술이전센터장, 천연물신약개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임원철 기자 wc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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