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관구매' 교복 공급 지연에 학생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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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상당수 중·고교가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일부는 여름철 하복부터 착용토록 교복 공급 일정을 늦춘 것으로 드러났다.

교복비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로 시행된 '학교주관 구매제도'가 교복 공급 차질 등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부산, 대량 제작 안 돼
7곳 아직도 교복 못 받고
13곳은 6월부터 착용 결정
사복비 부담 학부모 분통


1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중·고교 7곳이 최근 개학 이후에도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학교 13곳은 학기 초 교복 공급 지연 사태를 우려해 신입생 전원이 오는 6월께 하복부터 입도록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학교 신입생 교복 공급 지연 사태는 지난해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 도입 이후 되풀이되고 있다. 각 학교 교복 공급업체가 짧은 기간에 교복을 대량으로 제작하지 못해 학교에 따라 공급 지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주관 구매제도에 따라 경쟁입찰로 선정된 각 학교 교복 공급업체는 1월 말~2월 초 신입생 배정이 끝나면 교복 단체 제작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신입생들의 교복 선택 여부 조사, 치수 재기, 교복 제작 등에 시간이 소요돼 입학 시점에 교복이 공급되지 못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주관 구매제도 시행 이전에는 학생들이 교복점에서 개별적으로 교복을 구매하거나, 자발적 소규모 공동구매 등의 방식으로 교복을 마련해 교복 수급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부산지역 모든 국·공립과 일부 사립 중·고교는 지난해부터 학교주관 구매제도를 도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소 규모 공급업체가 짧은 시간에 대량 제작하기에 한계가 있다 보니 아예 하복부터 착용토록 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학교주관 구매제로 교복 공급이 지연돼 올해는 신입생들이 하복부터 착용토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북한 개성공단 폐쇄로 교복 전문 브랜드 ㈜형지엘리트가 교복 납품에 차질을 빚으면서 개학 초 교복 공급이 더욱 원활하지 못한 모습이다. 당초 신입생 입학과 동시에 교복을 공급할 예정이었던 부산지역 중·고교 7곳이 아직도 교복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교복 착용 기간이 단축되면서 초래되는 사실상의 교복 단가 상승 효과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하복부터 교복을 입어야 하는 학생들은 교복비를 고스란히 지불하고도 5학기 남짓밖에 교복을 착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드림교복센터 정경호 상임이사는 "교복 공급 차질로 일부 학부모들은 새 학기부터 사복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교복비 부담을 줄이려고 도입한 학교주관 구매제가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더 큰 경제적 짐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이승훈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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