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고뇌' "표는 떨어지는데 그냥 넘기자니 양심에 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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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충돌' 후 본보 단독 인터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7일 당 내분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여과 없이 털어놨다. 그는 공천안 추인을 둘러싼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갈등상황을)계속 끌고 가자니 선거가 어려워질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양심에 걸린다"고 했다. 공천관리위(위원장 이한구)가 제출한 공천안 추인을 그가 16일 최고위에서 전격 보류했고, 이 위원장이 맞대응하면서 분당(分黨) 사태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먼저 설명했다.

그는 "원래 어제(16일) 최고위에 공천안이 6건밖에 안 올라와 오늘 추가로 상정 뒤 논의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공천위원들이 17일 황진하 사무총장의 공관위 운영을 문제 삼아 '보이콧'하면서 추가 결정이 연기됐다. 김 대표는 "단수추천된 안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최고위에서 계속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경선으로 선출된 공천안은 문제삼지 않았다. 그는 "경선을 통해 올라오는 것은 자동 의결사항이다"고 했다.

그는 당 운영의 애로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내가 최고위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최고위가 친박(친박근혜)계 위주로 구성돼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부산 사상구 공천의 문제점도 지적했지만 관철되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김 대표의 거취는 유승민 의원의 공천여부가 관건이다. 그는 "유 의원이 잘려 나가면 더 에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내주 초까지 사태를 관망한 뒤 후보등록(24~25일) 직전에 공관위 안을 전격 수용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권 핵심 인사도 "김 대표는 내분을 조기에 수습하고 총선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며 확전을 자제했다. 새누리당 내분사태는 18일로 예정된 최고위가 분수령이다. 이날 합의점을 찾게 되면 수습국면에 접어든다. 그는 "타협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표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과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힘들어도 '정도'로 가겠다는 뜻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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