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 4·13] 새누리 PK 공천, 민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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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30일을 앞두고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오후 대회의실에서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가졌다. 박민식(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김병원 국민의당 부산시당위원장, 김명미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이 강민구(부산지법원장) 부산시선관위원장과 정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4·13 총선 후보등록일을 열흘 앞두고 새누리당이 부산·울산·경남(PK)지역 공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19대 국회 현역 의원들이 그대로 공천받거나 대부분 경선대상에 포함돼 '공천 개악'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14일 현재 새누리당은 전체 40개 PK 선거구 중 울산 중구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2곳을 제외한 38개 지역구의 공천자 및 경선대상자를 확정했다. 하지만 무소속과 야당 소속을 제외한 36개의 새누리당 선거구 중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교체된 현역 의원은 5명에 불과하다. 13.9%의 교체율이다.

"현역 절반 교체" 떠들더니 
부적격자 줄줄이 구제 
PK 36곳 중 교체 5곳뿐 
부산은 현재까지 교체 '0' 
민심 배신한 '최악의 공천'

"현역 절반 교체" 떠들더니  부적격자 줄줄이 구제  PK 36곳 중 교체 5곳뿐  부산은 현재까지 교체 '0'  민심 배신한 '최악의 공천'

이는 역대 PK 현역 교체율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6년 15대 총선 때 38.9%를 시작으로 야당인 한나라당 시절에도 41.0%(16대)와 48.6%(17대)를 기록했고, 이명박 정부 초기인 18대 총선에는 50%가 넘은 PK 현역 교체율을 보였다. 지난 19대 총선 때도 PK 현역 교체율은 47.2%였다.

새누리당이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포함해 역대 총선에서 사실상 'PK 싹쓸이'를 해 온 가장 큰 요인은 야당과의 '인물 대결'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야당이 PK지역 인물 영입에 소극적일 때 새누리당은 전국에서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인사를 적극 발굴해 차별화를 기했다. 서용교 김도읍(19대) 현기환 장제원 허원제 박민식(18대) 박형준 김정훈 김희정(17대) 씨 등이 당시 새로 영입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보수정당'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젊고 개혁적인 정당으로 탈바꿈하는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본보 여론조사 결과 부산 16개 지역구 중 11개 지역구에서 현역의원을 교체해 달라는 요구가 분출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역 의원 대부분이 20대 국회에 무혈 입성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14일까지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중 절반인 9곳의 총선후보가 확정됐지만 현역의원은 단 한명도 바뀌지 않았다. 또 15명의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중 '컷오프(공천탈락)'된 의원도 한명도 없다. 현역 교체율 '0'인 셈이다. 당초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부적격 대상자'로 잠정 분류했던 PK 현역들도 경선대상에 포함시켜 '간접' 구제의 길을 열어줬다. 이는 지역의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로 아무런 감동없는 '그들만의 공천'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원칙이 처음 제시됐을 때만 해도 "최소한 PK 현역의 절반 이상이 교체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이 위원장이 적시한 부적격자에 PK 의원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단수추천되거나 경선에 포함되면서 PK 신인들은 현역들의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 앞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있다.

여성·청년·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한 '우선추천제도'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부산 사상이 유일하게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됐으나 이 곳은 탈락한 장제원 전 의원의 지지도가 높아 여권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을 지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이나 나라를 생각하는 공천이 아니라 현역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권기택·김수진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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