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배신 與 PK 공천] 최악 평가 현역 '어게인(Again)'… 새누리 총선 위기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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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여당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서 4·13 총선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4·13 총선 공천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 인사 영입이 없었고, 선거전을 이끌고 나갈 거물급 인물도 눈에 띄지 않는다. 거기다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단행한 야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을 명분으로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19대 의원들을 대부분 재(再)공천함으로써 '개혁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이다.

15대 이후 현역 교체율 '최저'
본보 '교체지수' 높게 나온 현역
다수를 단수추천 또는 경선 포함

상향식 빙자 기득권 지키기 비난
탈락자들 "결과 승복 불가" 반발

野 '대대적 현역 물갈이'와 대조
낙동강벨트 전략 없는 공천도 문제

2014년 당 대표 취임 일성으로 "전국의 인재를 모으겠다"고 선언했던 김무성 대표가 상향식 공천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이 제도를 통해 유능한 신인들을 모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는 "100% 상향식 공천제는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유망한 정치 신인들이 정치권에 대거 수혈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지금까지 실시된 새누리당 경선에서 현역 의원이 탈락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도 '부적격 의원'을 대거 탈락시키겠다고 공언해 놓고 막상 현역들을 대부분 경선에 포함시켰다. 아무리 지역에서 바닥을 갈고 닦은 신인이라도 막상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과 맞붙으면 승산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금의 새누리당의 공천은 상향식을 빙자한 '현역의원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월 본보가 실시한 현역의원 평가에서 교체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온 부산지역 의원이 대거 단수 추천을 받거나 경선 대상자에 포함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역의원의 대거 교체를 요구하는 민심과 동떨어진 공천 결과에 대해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은 새누리당 후보를 돕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여 극심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 경선에서 김희정 의원에게 패한 이주환 전 시의원 측은 "경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마라는 요구가 거세다"며 "다른 인물을 내세우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경선이 진행 중인 지역의 한 후보도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구가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공천에서 탈락한 장제원 전 의원은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다. 장 전 의원은 "4년 전에도 민심과 괴리된 정치적 선택을 해 참패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선택을 한 것은 사상 구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사상구민이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주는데 출마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은 장 전 의원뿐만 아니다. 강서구청장을 세 번 지낸 강인길(북강서을) 예비후보도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주말까지 여론을 수렴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울산 울주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강길부 의원도 이미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낙동강 벨트의 '전략 없는 공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관위는 부산 북강서갑과 사하갑 공천을 계속 미뤄왔고, 경남 김해갑과 을은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단수 추천으로 공천받았다. 경남 양산갑, 을도 두 곳 모두 경선지역으로 분류돼 '집안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이 밖에 부산 부산진을과 경남 거제, 사천남해하동 등 세 곳은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갖가지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다면 낙동강 벨트는 물론 PK지역의 전반에 걸쳐 새누리당이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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