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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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부산지방법원장

요사이 스마트폰, SNS 등 새로운 도구와 앱의 혁신이 날이 다르게 다가온다. 데스크톱이나 랩톱 사용자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양손에 들고 마치 '디지털 유목민'처럼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한대의 정보에 접근한다. 약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독일 아우디사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난해 1월에 880㎞의 도로 상용주행에 성공하였고, 시속 240㎞로 경주용 트랙 주행에 성공하였다. 구글사는 핸들이 없는 자율주행차를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100만㎞ 이상 실험주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신형 차량은 고속도로 구간에서 반(semi)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까지 발전하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 대결
인공지능 중요성 학습 효과

인공지능도 인간 지혜의 발현
두려움 대신 선용할 지혜 필요

디지털 시대 진정한 경쟁력은
'생각 근육 키우기'에 달려

알파고 인공지능 체계가 클라우드 컴퓨터 자원을 투입하여 인간 고유 영역이라 여겼던 바둑 세계를 단숨에 평정하였다. 이번 대결은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인간 대 집단지성(전문 프로그래머들)의 대결이기도 하다. 그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이벤트로 '구글=인공지능 절대 강자'라는 인식을 저렴한 비용에 전 세계에 홍보하였다. 우리가 그 멍석을 싼값에 깔아 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인공지능의 중요성에 대해 학습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다들 무서운 인공지능의 승리라고 외친다. 바둑의 종말도 거론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지능도 결국 근원에는 인간의 지혜가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기에 지나친 두려움을 갖는 대신에 그것을 선용(善用)할 지혜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자동차가 있지만 달리기 시합이 사라지지 않는 이치를 생각하면, 인공지능이 당장 인간을 파멸로 이끌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보다 그것을 잘 통제하여 인간이 하기 힘든 일들을 우리를 대신하여 하게 하면서 인간은 보다 더 창의적인 일에 나서면 될 것이다.

얼마 전까지 존재하던 언어의 바벨탑이 지난해 가을부터 급격하게 향상되는 인공지능형 번역·통역 앱에 의해 모래탑처럼 무너지고 있다. 인간이 만든 언어의 구분이 스스로 만든 컴퓨팅 기술 혁신에 의해 사라지는 모양새이다. 조만간 머지않은 장래에 속기사, 동시통역사, 운전사의 일자리를 기계장치가 차지할 것이다.

손가락도 입력 수고에서 해방되어 모든 앱에서 음성으로 입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역설적으로 한글이 일본의 가나나 중국의 한자에 비해 입력 용이 차별성을 잃게 되었다.

그럼에도 대다수 사용자의 편견과 선입견에 의해 사실상 자발적인 접근 차단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렌즈 앱이나 구글드라이브 기능을 사용하면 모든 문서가 문자인식(OCR) 기능을 거쳐 95% 이상 수준으로 한글 문자로 변환된다. 이 역시 한글은 OCR에 친하지 않다는 종전의 편견에 의해 사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말이 구글이나 애플 시리의 음성 입력 기능에 의해 텍스트로 자동 입력되고, 그 텍스트가 토크(TALK) 프로그램에 의해 말로 바로 전환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말과 글로 먹고사는 현대인이 이런 부분에 눈을 감고 있거나 자신만의 편견에 의해 자발적으로 사용자 그룹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 클라우드 제품군에 대한 터무니없는 오해로 보안 운운하면서 접근을 안 한다.

이러한 각종 앱을 잘 활용하는 사용자는 그렇지 못한 이의 3분의 1의 노력으로 5~10배의 생산성을 발휘한다. 쉬운 비유법으로 이야기하면, 마치 전투 현장에서 칼을 든 무사와 크루즈 미사일을 든 군인의 차이보다 더 현격한 격차가 생긴다. 다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함에도 누구는 전화기, 카카오톡 기계, 검색기로만 사용하고, 누구는 외장 두뇌, 최고급 참모로 활용한다.

말과 글로 먹고사는 현대인 모두에게 조금만 탐구심을 발휘해 보라고 외치고 싶다. 물론 이러한 디지털 환경과 유용한 도구 속에서도 진정한 경쟁력은 아날로그 기반의 지력(知力)의 총합에 따라 결정된다.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적 경쟁력 키우기 요체는 이른바 '생각 근육 키우기'이다. 생각 근육은 전공분야를 뛰어넘는 다양하고도 폭넓은 독서, 꾸준한 글쓰기, 명상과 사고실험, 자기보다 더 앞서가는 사람들로부터 마음 열고 배우기와 토론 등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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