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포용적 난민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 성격이 강했던 독일 3개 주의회 선거에서 반난민 극우정당이 대약진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은 사실상 패퇴했다.

AP,dpa 통신은 반난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득표율 15.1%로 제3당이 됐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인구 기준으로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크다.

AfD 3개 주의회 진입 성공
'난민 포용' 메르켈 타격
1개 주는 녹색당이 다수당

AfD는 인구 224만 명인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득표율 24.2%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24.2%라는 득표율은 AfD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라인판트팔츠 주에서도 AfD는 득표율 12.6%로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AfD는 3개 주의회 진입에 성공해 독일 연방 16개 주 중 8개 주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프라우케 페트리 AfD 당수는 "유권자들이 기성 거대 정당에서 돌아서 우리 당을 지지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기독민주당은 항상 1위였던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라인란트팔츠 주에서도 2위에 그쳤다. 작센안할트에서는 득표율 1위를 차지했지만,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녹색당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득표율 30.3%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선거와 득표율을 비교하면 기독민주당은 12% 포인트나 지지율이 떨어졌고 녹색당은 6% 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상황은 독일에선 일대 사건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난민 통제를 강화하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난민정책을 변경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선거를 치른 3개 주 중 인구(1천72만)가 가장 많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표심은 난민 포용과 통제라는 요인 외에 다른 구도가 존재해서다. 이 주에선 녹색당이 득표율 1위였다. 이를 이끈 인물은 빈프리트 그레취만 녹색당 주총리다. 그는 메르켈 난민 정책을 지지하면서 선거에 임했다. 포용적 난민정책을 추진하는 메르켈 총리를 지지했는데 녹색당 지지율은 2011년보다 더 올랐다. 이는 그레취만의 안정감 있는 연정 운영과 실용 노선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그레취만의 정치력이 메르켈 총리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을 상쇄한 측면도 있다는 뜻이다. 사회민주당 소속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 주총리도 마찬가지다. 그도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지지했다. 하지만 사회민주당은 라인란트팔츠 주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반대하는 민심은 확인됐지만, 이것이 메르켈 총리 입지 축소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