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윤상현 공천 배제해야" 일파만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막말파문의 주인공 윤상현 의원이 9일 국회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하기 위해 대표실을 찾아 면담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벽쪽 TV에서 공관위 이한구 위원장 모습이 비치고 있다(사진 오른쪽).같은 시간 김 대표는 면담을 거부하고 다른 문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4·13 총선 후보공천 작업을 진행중인 새누리당이 '김무성 죽이기' 막말 파문의 후폭풍에 휩쌓였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죽여버려'라고 말한 것이 여권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사건 당사자인 윤 의원은 9일 "제가 공천관리위원들한테 전화해서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인사도 아니다"며 "취기에 격분했지만 공천 개입 시도는 절대로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통령 정무특보까지 지낸 친박계 실세 윤 의원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취중실수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비박계 공천관리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윤 의원은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저런 막말 의원이 있다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상당히 많은 문제점을 던져주는 부분"이라며 윤 의원의 '공천 배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박계, 尹 정계은퇴 촉구
통화자 공개도 요구
친박계, 사태 수습 안간힘

통화자 공천 관여·친박계 땐
계파갈등 걷잡을 수 없을 듯

이재오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공천을 통하거나, 권력을 통하거나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면서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군지를 밝혀내야 하고, 또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이 그 후에 어떻게 공천을 관리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 공관위가 권위와 신뢰를 갖고 깨끗하게 잘할 수 있도록 밖에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친박계는 사태의 조기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중차대한 시기를 앞둔 김무성 대표에 대해 아무리 취중이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총선을 앞두고 이런 불미스런 일이 벌어져 국민께 죄송스럽고 안타깝다"고 사과했다. 다만 서 최고위원은 "사적인 발언을 녹음한 것도 문제이지만 개인적으로 통화하는 문제까지 녹음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어떤 대화를 하고 세상을 살아가야 되느냐"며 "무슨 공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일은 앞으로 벌어져선 안 된다"고 사건의 초점을 '불법 녹음'으로 돌리려했다.

당내에서는 윤 의원과 통화한 인사가 누구인지냐에 따라 파문이 확산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한 취중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만약 윤 의원이 공관위원이나 친박계 실세와 통화했다는 것이 입증되면 김 대표와 비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 의도가 분명해지는 만큼 계파갈등이 치유 불가능한 수준으로 흘러갈 수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