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차만 매립 대신 보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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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매립 강행 땐 충돌 불가피

부산시가 10년 전부터 추진하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눌차만 매립이 사실상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 강서구청이 눌차만 보존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면서 답보 상태에 있던 기존 매립 계획의 현실화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추후 개발을 강행할 경우 부산시와 구청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강서구청은 "가덕도 눌차만 수질 보존을 위해 예산 5천400만 원을 투입해 '눌차만 해수유통로 설치 타당성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눌차만을 막고 있는 동선 방조제 일부 구간을 개통해 물의 흐름을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용역은 지난해 10월 시작돼 다음 달 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강서구, 수질 개선 용역 추진
"매립안 답보… 현실성 없다"

신공항 입지 결정이 '변수'
市 매립 강행 땐 충돌 불가피


동선 방조제 일부 구간이 개통되면 진우도 쪽 바다에서 물이 한 방향으로만 들어오던 것이 양방향으로 열리면서 눌차만의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눌차만 보존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은 "눌차만은 환경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으며 매립의 당위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의 수질 개선 용역으로 눌차만 매립은 사실상 어렵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2007년 7월 국토해양부와 눌차만 공유수면 124만 5천㎡에 대한 매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립지에 유통가공시설, 관광사업시설 등을 계획했다. 시는 당시 전략사업 계획인 '가덕도 종합개발사업'과 '남해안발전종합계획' 등에도 눌차만 매립안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매립을 위한 민간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전문가들의 반대(본보 2009년 4월 8일 자 1면 등 보도)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어 신공항 백지화 발표로 가덕도 일대 개발 사업이 힘을 잃으면서 눌차만 매립 계획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강서구청의 눌차만 보존 움직임에 대해 부산시는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강서구청과 사전 협의는 없었으며 지자체의 용역 사업에 대해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시는 올해 중 신공항 입지 결정이 이뤄지면 눌차만 매립과 가덕도 개발사업 등에 대한 계획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하지만 강서구청이 눌차만 보존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부산시가 매립 계획을 재추진할 경우 충돌 가능성도 있다.

매립안을 줄곧 반대해 오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강서구청의 결정을 반겼다.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는 "강서구청의 눌차만 보존 방침은 시의 기존의 토목, 매립 위주의 개발 행정의 방향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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