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안 된다" 후보 저지 움직임 확산
'도널드 트럼프를 떨어뜨려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저지하려는 활동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주류 진영은 트럼프 반대 광고를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자금력이 풍부한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이 앞장섰다. 슈퍼팩 중 하나인 '성장행동클럽'은 7일(현지 시각) 일리노이에서 200만 달러(약 24억 1천만 원)에 달하는 트럼프 반대 광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리노이는 오는 15일(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지역 중 하나로 대의원 69명이 걸려 있다. 데이비드 맥큰토시 성장행동클럽 회장은 "공화당 유권자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진보주의자인 트럼프가 당 후보가 되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화당 주류 진영 총력전
슈퍼팩 중심 반대 광고 시작
이민자들 시민권 신청 급증
블룸버그도 불출마 선언
광고는 트럼프의 정체성을 흔드는 게 주요 내용이다. 애초 낙태에 찬성했다가 반대로 돌아선 것 같이 일관성 없는 트럼프 후보의 약점을 보여준다. '성장행동클럽'은 플로리다에서도 대규모 반 트럼프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의 원칙'이라는 슈퍼팩도 미시간과 일리노이, 플로리다에서 사기 혐의로 피소된 트럼프 대학과 관련된 TV 광고를 내보내며 트럼프 반대 운동에 나섰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트럼프를 '사기꾼'으로 규정하고 반 트럼프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6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더 좋은 선택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어떤 면에서도 트럼프는 공화당원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히스패닉계도 불법 이민자를 적대시하는 트럼프를 표로 응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민권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고 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트럼프의 경쟁자에게 표를 주기 위해 결속력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합법적 이민자들이 유권자가 되려고 시민권 신청에 나섰다는 말이다.
실제로 2015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민권 신청자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4%나 늘었다. 해당 기간은 대선 경선에 나선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를 범죄자로 취급하고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겠다고 말한 시기와 같다.
올해는 시민권 증가세가 더 뚜렷해져 예년 평균보다 20만 건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미국에서 시민권 신청자격이 있는 합법적 이민자는 88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270만 명 정도가 멕시코 출신이다.
무소속으로 대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이유로 블룸버그 전 시장은 "대선 출마가 오히려 트럼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출마해 대선 구도가 공화당, 민주당, 무소속 등 3파전이 된다면 공화당 강경 보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앞으로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진 않았지만, '분열적 공약'을 내놓는 후보는 찍지 말자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