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술집·클럽 말고 스크린 야구장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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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야구장이 최근 대학생들의 새로운 여가문화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스크린 야구장 모습. 안희석 시민기자

"새벽 늦게까지 술만 마시던 시절은 지났죠."

최근 스크린 야구장을 찾는 대학생들의 반응이다. 그동안 대학생이 밤에 즐길 수 있는 여가 문화는 제한적이었다. 많은 대학생이 해가 지면 술집이나 클럽 등으로 모여들었다.

대학생 밤 문화 트렌드 변화
건전한 친목·팀워크 다지는
새로운 여가문화 장소로 인기


하지만 대학생들의 밤 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대학가 주변이나 번화가에 들어선 스크린 야구장 때문이다.

스크린 야구장의 구조는 스크린 골프장과 비슷하다. 독립적으로 구분된 방에 대형 스크린과 안전 펜스, 대기석이 마련돼 있다. 3이닝부터 9이닝까지 게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닝이 추가될수록 요금은 늘어난다.

대기석에서 기다리다 자기 차례가 오면 펜스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배트를 잡고 자세를 갖춘 뒤 페달을 밟는다. 스크린 속 가상의 투수가 공을 던지면 실제로 스크린 정중앙에서 야구공이 튀어나온다.

스크린 야구장에선 배팅만 할 수 있다. 플라이 아웃이나 속칭 '병살(연속된 플레이로 공격 측 선수 두 명을 한 번에 아웃시키는 협동 플레이)' 등 수비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한다. 스크린과 타자 사이에 부착된 수많은 센서가 공의 속도와 각도 등을 측정한다. 센서가 예민한 탓에, 정확하게 배팅하면 홈런이나 안타로 처리되지만, 바닥을 향해 공을 튕겨내면 컴퓨터 수비들에 금방 잡힌다.

현재 부산지역 내 스크린 야구장은 8곳. 부산 1호점인 경성대 스크린야구장 관계자는 "현재는 8곳이지만 앞으로 세 군데 정도 더 오픈할 예정"이라며 "대학생부터 직장인, 어린 학생들, 여성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스크린 야구장은 새벽 3시까지 영업한다. 야구장 관계자는 "늦은 시각에도 스크린 야구장에서 건전하게 친목을 도모하거나 팀워크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성은(22) 씨는 "사실 술을 잘 마시지 못해서 밤에 마땅히 놀 공간이 많이 없었는데, 스크린 야구장에 한 번 가보니 재미가 있어서 앞으로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도 직접 체험하기 위해 경성대 앞 스크린 야구장을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방 곳곳에서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예약한 방으로 들어가 팀을 나누고 경기를 시작했다.

첫 타석에 들어가자 괜히 긴장됐다. 타석 주변에 있는 페달을 밟자 스크린 속 가상의 투수가 와인드업했다. 화면 속 투수가 공을 던지자 스크린에서 빠르게 공이 튀어나왔다.

"깡!" 힘차게 배트를 휘둘러 겨우 공을 맞혔다. 하지만 배트에서 튕겨 나간 공은 그대로 바닥을 때렸다. 결국, 1루에 도달하지 못하고 상대편 수비에 아웃당했다. 대기석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웃었다. 하지만 이후 그들도 첫 타석에서 삼진아웃을 당하거나 수비에 막혔다. 그렇게 1이닝이 끝났다.

이날 처음 스크린 야구장을 찾은 대학생 황진우(27) 씨는 "내부가 깨끗하고 안전해서 여자친구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며 "이처럼 대학생들이 밤늦게까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희석
시민기자

동아대 유전공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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