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 '캠퍼스 아시아' 과정] 3국 역사·문화 '통달' 어학 실력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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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 오자사 가쓰유키 교수, 윤은상·정다연 '캠퍼스 아시아' 과정 참여생, 제점숙(사진 왼쪽부터) 교수가 최근 동서대 강의실에서 한·중·일 대학 순환교육 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 과정의 성과를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한국과 중국, 일본을 돌며 대학 과정을 이수하는 '캠퍼스 아시아' 사업의 성과가 대단하다. 국내 유일 학부 과정 캠퍼스 아시아 사업에 참가한 동서대 학생들은 4년 만에 놀랄 만큼 성장했다. 3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득한 학생들은 덤으로 완벽한 외국어 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한·중·일 10명씩 모집
3년 동안 3국 돌며 수업
인문·지역학 현지서 배워
공동 생활로 문화 교류도

올해부터 20명으로 확대
학부 과정으로선 '유일'
"글로벌 인재 양성의 밑거름"

■한·중·일 캠퍼스 순환교육


2012년 동서대 한·중·일 순환교육 과정에 모두 10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같은 해 중국 광저우 광둥외어외무대와 일본 교토 리츠메이칸대도 3국 순환교육 과정을 열어 각각 10명의 학생을 모집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학생 30명은 2~4학년 3년 동안 함께 각국을 돌며 대학 과정을 이수했다.

학생들은 1학년 과정은 각자의 학교에서 보냈다. 외국어를 공부하며 해외 파견 학습에 대비하는 과정이었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3국 학생들은 이른바 '이동식 국제공동캠퍼스'에 모였다. 2013년 2월 광둥외대에서 처음 만난 30명의 한·중·일 학생은 중국어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했다. 이어 5월 학생들은 다 함께 리츠메이칸대에 마련된 국제공동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역시 일본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함께 받으며 일본을 연구했다. 9월에는 다시 부산의 동서대 캠퍼스로 이동해 공부를 이어갔다. 이듬해 3학년 과정도 똑같은 순서로 이어졌다.

동서대 일본어학과 제점숙 교수는 "3국 순환교육을 위해 2~3학년 과정을 3학기제로 나눠 학기마다 국가를 옮겼다"면서 "학생들의 어학 수준이 높지 않은 2학년 과정 수업에는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수업 내용이 완벽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캠퍼스를 옮겨 다니면서도 공동 생활로 정을 쌓았다. 각 대학은 학생들이 다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기숙시설을 제공했다. 리츠메이칸대는 아예 학교 인근 가정집 2곳을 빌려 학생들의 숙소로 내줬다. 30명의 학생은 함께 먹고, 자고, 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2년 동안 한데 어울려 공부한 학생들은 4학년이 되면서 각자의 학교로 돌아갔다. 수료에 필요한 논문과 어학자격 등을 챙기며 졸업을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중순 중국 광둥외대에서 3개 대학 총장 명의의 수료증을 받았다. 수료식에는 동서대 장제국 총장 등 3국 대학 총장이 모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중·일 정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캠퍼스 아시아 사업이다. 국내에선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등 8개 대학의 10개 사업단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학부생을 위한 사업은 동서대의 '동아시아 차세대 인문학 리더 양성' 과정이 유일하다.

■동북아 차세대 리더

동서대 학생 10명은 4년 만에 중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하게 됐다. 각 대학이 수료 조건으로 미리 제시한 어학 기준을 대부분 통과했다. 어학 기준은 일본어능력시험(JLPT) N1(최상급)과 중국어 HSK 6급(최상급) 등이다. 학생들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도 함께 갖췄다.

캠퍼스 아시아 과정에 참가한 정다연(22·여) 씨는 일본어와 중국어에 익숙해진 것은 물론이고 영어 실력도 토익 980점 수준에 달한다. 정 씨는 "한·중·일 학생들이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공유하며 동북아 미래를 고민하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가졌다"면서 "앞으로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동북아 3국 협력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은상(22) 씨는 "각국 역사 등을 현지에서 직접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면서 "학부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보다 깊이 공부하기 위해 일본 대학원에 진학하려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어학은 기본이고 각국의 인문학, 지역학, 문학, 사상 등을 익히며 세계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웠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학보다 인문학 등의 일반 과목 비율이 높아졌다.

동서대 오자사 가쓰유키 일본어학과 교수는 "대학의 기존 교환학생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새로운 국제화 교육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캠퍼스 아시아 평가에서 동서대의 뛰어난 성과에 주목해 국내 10개 사업단 가운데 '최우수' 평가를 내렸다. 리츠메이칸대도 일본 문부성 평가에서 유일하게 '스페셜' 평가를 받았다.

동서대와 광둥외대, 리츠메이칸대는 올해부터 이 과정을 확대해 각각 20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이와 함께 이를 상설화하기로 약속하는 협정도 맺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캠퍼스 아시아 과정에서 공부한 한·중·일 학생들은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아시아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으로 동북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면서 "앞으로 이들이 동북아 협력과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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