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드라이버'에 대리운전업계 비상
카카오의 대리운전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가 올 상반기 서비스 시작에 앞서 대리운전 기사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중·소규모로 운영하던 기존 대리운전업계의 대응 등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의 기사용 안드로이드 앱을 7일 출시하고, 이와 함께 기사 회원 등록 접수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카카오는 기사 회원을 먼저 확보한 후 올 상반기 중으로 승객용 앱을 출시해, 대리운전 O2O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2종 보통 이상의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1년 이상 운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카오드라이버의 대리운전 기사 회원이 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경력·지역·법인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 개인의 선택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타 대리운전 서비스 업체에 가입해 있더라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이 내세운 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대우가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보다 월등히 유리하기 때문에, 기존 대리운전 기사 중 상당수가 카카오드라이버 기사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리운전 기사들은 운행요금의 20~40% 수준인 수수료를 대리운전업체에 납부할 뿐 아니라 연평균 100만 원 이상의 보험료와 월 4만~5만 원가량의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를 별도로 부담해왔다. 그러나 카카오드라이버는 수수료율을 전국 20%로 통일하고, 수수료 외 어떤 비용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대리운전 기사의 비용 부담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기존 대리운전업체에는 큰 압박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기사용 앱 출시·회원 접수 등
올 상반기 서비스 본격 시동
20% 수수료 외 부담 없어
경쟁 대리업체 기사 몰릴 듯
신용카드 결제까지 가능
이용객 이탈도 가속화 전망
게다가,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대리운전 기사들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도 급속히 기존 대리운전업체에서 카카오드라이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존 대리운전이 현금 결제밖에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비해, 카카오드라이버는 요금 결제 역시 신용카드로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더욱 선호할 전망이다.이 때문에 부산 등 기존 대리운전업계는 대기업 카카오의 골목시장 진출을 성토함과 동시에 자구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의 대표적인 S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우리는 대응할 길이 없다"고 하소연하면서 "다만 고객 대부분이 음주자인 만큼 어려운 앱보다는 전화가 편리하고, 택시기사와 달리 대리기사들에 대한 관리능력, 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해 시장을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S사 측은 "카카오드라이버 이전에 준비한 앱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해 이른 시일 내 카카오만큼 고객과 기사가 직접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