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채팅앱, 성매매 악용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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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창구로 전락한 채팅앱. 인터넷 캡처

불특정 다수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채팅앱)이 성매매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10대 청소년들도 거리낌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청소년 성매매의 통로로도 전락한 지 오래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채팅앱으로 성매매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알선자 김 모(29) 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 초부터 두 달간 부산 동구 범일동 주택가 등지에서 고급 오피스텔을 임차해 성매매 여성을 고용한 뒤, 채팅앱을 이용해 성 매수자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성 매수자들을 오피스텔 앞에서 만나 휴대전화, 신분증 등을 확인하고, 성매매 장소 앞까지 안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성 매수자 중에는 20~30대가 많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익명 가능,기록 남지 않아
청소년들까지 유혹 빠져

부산 고급 오피스텔 성행
금정서, 알선책 등 10명 검거



경찰은 실제로 성 매수자를 가장해 이들에게 접근한 뒤, 현장에 잠복해 알선자와 성매매 여성 등을 잇달아 검거했다. 금정경찰서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채팅앱이 익명인 데다가 대화 기록이 남지 않아, 성 매수자들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팅앱이 성매매에 악용되는 것은 간편한 가입절차와 익명성 보장 등 때문이다. 성별은 물론 나이와 지역 등을 마음대로 선택하면, 누구나 손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대화창을 닫는 순간 모든 대화 내용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이용할 수 있는 랜덤 채팅앱만 해도 30개가 훌쩍 넘는다.

기자가 10대 여성을 가장하고 채팅앱에 들어가자 겨우 1분여 만에 수많은 남성에게서 음란한 쪽지가 무수히 쏟아졌다. 대체로 20~40대 연령대의 남성들은 "어디 사느냐" "용돈 필요하나" "바로 (성매매)가능하나" 등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실제로 이러한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 단속 사례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150건을 적발하고 292명을 검거했다. 단속 결과 채팅앱을 악용한 성매매는 대부분 여성을 가장한 남성 알선자들이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5월까지 여성가족부와 함께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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