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부지에 호화 실버타운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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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은퇴 자산가용 고급 주택사업 의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지구 전경. 부산일보DB

신세계그룹이 부산 해운대 우동 신세계 센텀지구 마지막 남은 C 부지에 최고급 실버타운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C 부지에 짓기로 예정된 특급호텔이 최근 이 지역 신규 호텔의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1만 6천512㎡(5천 평) 규모의 C 부지는 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구단위계획상 호텔 등으로 용도를 한정한 곳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이에 배치되는 소수 부유층을 위한 사실상의 고급 주택을 짓는 것은 지나친 이윤 추구 행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관광객 숙박시설 용도제한
신세계 센텀지구 C부지에
자산가용 실버타운 검토 중
사실상 고급 주택사업 의도
신세계 측 "정해진 바 없다"

정건희 신세계 센텀시티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C 부지 개발과 관련, "특급호텔은 최근 해운대 일대에 호텔이 많아져 수익성이 떨어질 것 같아 다른 여러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얼마 전 외부 컨설팅 과정에서 실버타운 건설안이 제안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 건국대 앞에 최고급 실버타운인 '더 클래식 500'이 대박이 났다"면서 "부산에서도 은퇴하신 자산가가 많아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클래식 500은 128.9㎡(39평형)에 2년 거주하는 데 보증금이 9억 4천만 원에 2인 생활비만 월평균 253만 원가량인 최고급 실버타운이다. 더 클래식 500 측도 '상위 1%를 위한 프라이빗 시니어 타운으로 선택받은 소수만을 위한 최고의 하우징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자평할 정도다. 엄청난 비용에도 공실이 없고, 대기 중인 인원만 2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의 이 같은 실버타운 구상은 사실상 고급 주택 사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당 부지를 개발토록 한 명분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세계 센텀시티 C 부지는 국토계획법상 중심상업지역이지만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이 지구단위계획상 권장 용도를 관광숙박시설, 유원시설업, 근린생활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으로 한정해 놓았다. 이는 센텀시티 A, B 지역에 거대한 판매시설이 들어선 상황에서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호텔 등으로 개발해 부산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신세계 측도 3일 센텀시티몰 개장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C 부지 내 도심형 리조트 시설을 구축해 세계 최대, 동북아 최고의 쇼핑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실버타운은 현 지구단위계획상의 용도와는 맞지 않는다"며 "신세계 측이 실버타운을 지으려면 부산시에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실버타운은 컨설팅 회사에서 제안한 방안 중 하나"라며 "C 부지는 기존 호텔 건립안을 바탕으로 개발안을 만들고 있고, 구체적인 안이나 착공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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