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 불법 운전교습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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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제동장치를 부착한 불법 운전면허 교습 차량. 부산경찰청 제공

운전면허 시험이 하반기에 다시 어려워진다는 예고가 나온 후로 불법 운전 교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정식 등록된 부산의 운전면허 학원 22곳에서 교습을 받으려면 20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 부산경찰청 이병학 면허계장은 "운전면허 시험 강화 방안이 발표된 뒤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면허시험 강화
응시생 급증, 학원 북새통

조잡한 손브레이크 등 부착
사고 때 보험도 안 돼 낭패
불법 학원 등 58건 적발

부산 A운전면허 학원은 하반기부터 장내 기능 교육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수강료도 8만~9만 원 올릴 예정이다. 실제 운전면허 응시자도 급증했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의 지난 2월 면허시험 응시 건수는 1만 3천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300건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이런 상황을 틈타 불법 교습도 판치고 있다. 이들 불법 학원이 손님을 유혹하는 방식은 온라인 광고를 통해서다. 검색사이트에서 '부산 운전 연수'라고 치면 수십 개의 광고 글이 뜬다. 이 가운데 경찰이 불법 광고라고 지목한 한 불법 교습 학원 사이트에는 '합격 보장' '속성 취득' '여자 강사' 등의 문구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정식 운전면허 학원인 척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경찰 단속이 심해지자 요즘은 카페나 블로그에 '빠르고 편리해 너무 좋아요' 등의 후기 글을 올려 그 속에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는 링크를 걸어놓는 식으로 숨어들고 있다. 대부분 강사 서너 명이 모여 사무실도 없이 가정집 전화를 통해 영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국 각지 강사들을 모집한 뒤 컨테이너 사무실 등을 차리고 영업에 나서는 기업형 불법 학원도 등장,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불법 교습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정식 학원은 시간당 4만 5천 원 수준이지만 불법 교습은 시간당 3만 원 안팎. 하루이틀에 끝내는 '몰아치기 교습', 여유 시간이 없는 사람을 노린 '야간 교습', 손님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출장 교습' 등 남다른 서비스(?)를 내세운다. 가격이 싸다 보니 주로 찾는 고객은 젊은이들이다.

하지만 10만 원 안팎을 아끼려다 낭패를 볼 수 있다. 두 얼굴의 강사를 만난다면 성추행 등도 우려된다. 정식 학원 강사는 경찰에서 결격 사유 등이 없는지 따져 선임되지만 불법 교습 강사 신원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교습 차량도 조잡하다. 불법 제동장치를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를 받지 않아 제동력도 약하고 언제든 말썽을 부릴 소지가 있다. 사고가 났을 때는 운전을 한 사람이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특히 인명 피해가 날 경우 연습 면허 자체가 취소되고, 보험 처리도 되지 않아 자칫 수백만~수천만 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 부산경찰청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불법 운전교육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부산에는 불법 학원 15곳이 성업 중이었다. 경찰은 또 불법 학원이나 무자격 강사가 유상 교습을 하거나 학원 광고글을 올린 58건을 적발, 사법처리했다.

김영한·안준영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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