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사 열전]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
"신용, 모든 걸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죠"
명실상부한 부산 주택건설업계의 대표주자. 이견 없는 ㈜동원개발의 닉네임이다.
1975년 창립해 지금까지 공급한 주택만 6만여 세대. 그리고 매출액 1조 원이 눈앞이다. 부산 주택건설사로는 대기업 계열인 한진중공업을 빼고 그 땅을 밟은 적이 없다. 현재 시공물량이 2조 5천억 원대이고 예정물량이 1조 5천억 원대이니 목표 달성엔 무리가 없다.
부산 건설업계 대표주자
창립 41년…매출 1조 눈앞
6만여 세대 공급
2015년 신용평가 AA 획득
6년간 시공능력 부산 1위
'3무 경영' 기업 버팀목
'공 들인 집 알아준다' 소신
41년째 '無적자 신화' 탄생
"몸집 불리기 지양하고
내실 다지기 타사에 귀감"
외부에서 인정받은 타이틀은 꽤 된다. 2015년 국가 공인인증 신용평가기관 이크레더블을 비롯해 주택도시보증공사·건설공제조합 3개 기관으로부터 기업신용평가 AA등급을 받았다. 중견 건설사 최초였다. 2004~2007년·2012~2013년 6년간 시공능력평가는 부산 1위. 199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2011년 코스닥 우량기업에 선정됐다. 2011년엔 주택 공급 실적이 전국 6위였다.
"그 모든 걸 가능케 한 건 원동력은 신용이었다." 장복만 회장 말이다.
동원개발의 신용을 보여주는 게 바로 '3무(無) 경영'이다. 적자 낸 적 없고, 직원 월급 연체한 적 없고, 아파트 입주 지연한 적 없다. 1978년 석유 파동 때도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당시 인건비는 폭등했고 자재는 품귀 현상이었다. 굴지의 대기업마저 공기 못 맞춰 줄줄이 나가떨어지는 판이었다. 그러나 동원개발은 달랐다. 협력사가 일을 꺼리지 않았다. 자재 납품도 차질이 없었다. 현금 귀한 시절에 일한 만큼의 대가를 현금으로 결제하니 어쩌면 당연한 귀결. "현장 노임을 제때 주는 것. 그걸 어기지 않는 것. 그래서 한 가족이 먹고 살아가는 것. 그게 최소한의 신용이다." 그 같은 믿음은 한결같다.
동원개발은 올해 100차 사업에 도전한다. 지난해에 92차까지 분양했다. 올해는 9개 단지 4천537세대를 내놓는다. 부울경 7개 단지와 경기도 화성 2개 단지다. 위축된 부동산 시장 흐름에도 출발은 순조롭다. 지난달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 분양한 '온천장역 동원로얄듀크'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35 대 1이었다. 이번 달엔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비스타 동원'을 선뵌다. 주거 선호지인 데다 청약 무패 동네여서 부동산업계가 주목하는 단지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는 5년째 오름세다. 2010년 118위에서 2011년 98위, 2012년 63위, 2013년 53위, 2014년 41위, 2015년 36위였다. 이런 도약은 자체 브랜드 '동원로얄듀크'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중세 유럽 상류층을 뜻하는 '로얄듀크' 이미지를 중소형 주택에 실현한 덕분이다. 비슷한 분양가의 다른 아파트보다 상품 원가를 더 들여 짓는다. 무늬 좋은 문짝, 초고속 승강기, 페인트칠 대신 타일 마감, 광폭 마루판 등등. "소비자 눈은 무섭다. 살다 보면 공들여 만든 집인지 다 안다." 장 회장의 그런 조심성이 '동원로얄듀크'의 품질이다. 영남권 최고 브랜드라는 자부심, 메이저 브랜드와 붙어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자부심이 거기서 비롯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자금력에 엄지를 세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차입금이 없어서다. 유보자금으로 자체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름 높다. 신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부채 안 지는 건설사.' 동원개발의 분명한 지향점이다. 그래서 41년 '무(無) 적자 신화'가 탄생했다. 몸집 불리기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었다. 무리하지 않았다. 대마필사(大馬必死). 어쭙잖게 덤비다 빚더미에 앉고 결국 자취를 감춘 건설사가 반면교사였다. 해서 탐나는 현장도 힘 부치면 단호하게 접는다. "넘치는 물을 탓할 게 아니라 제 그릇부터 키워야 한다." 직원에게 후배 건설인에게 누차 건네는 당부이고 바람이다.
지난해 9월 '통영 동원 로얄컨트리클럽'을 오픈했다. 전장 7천142야드(6천534m) 18홀(파 73) 퍼블릭 골프장이다. 850억 원을 들였다. 동원개발의 역작 중 하나다. 골프장에서 '제 것'과 '남 것'의 차이를 절실히 배운단다. "필드에 버려진 꽁초와 잡초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다른 골프장에선 잘 보이지 않았다. 제 것은 그래서 소중하다. 우리 아파트 장점? 제 것처럼 짓는다."
부산 주택건설면허 1호 주택건설사 회장 집무실은 의외로 좁다. 아니 좁아 보인다. 여기저기 서류 뭉치가 쌓여서다. 꾸밈보다 쓸모에 무게를 둔 집무실은 장 회장 화법을 닮아 있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