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선 지 얼마라고… 야권연대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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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야권통합론'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으로 '경쟁체제'가 구축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야권이 다시 통합을 주장한 데 대해 여당은 "고질병이 도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의 통합 제안 배경에는 4·13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 제안의 대상인 국민의당도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야권통합론 제기 '파장'
국민의당 "진의 파악" 신중

새누리 "고질병 도져" 비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야권이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 제의가 합당을 말하는 것인지 총선 연대를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더민주 밖에 계신 분들이 명분론에만 사로잡히지 않으면 다시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의 종료에 맞춰 야권 통합 카드를 제시한 배경에는 총선 위기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분열된 야권 지형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후보 등록 이전까지 남은 20일 정도에 최소한 선거연대라도 성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수현 의원은 이와 관련, "김 대표가 (통합을) 고민한지는 오래됐다. 야권통합의 틀을 통해 총선 승리를 담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강하게 갖고 있었다"며 즉흥적 발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미 정의당과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날 김 대표의 통합제의 상대는 국민의당이었다. 재통합에 대해 국민의당에서는 창당 주역 간에 반응이 엇갈렸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진의를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겠다"고 말했고 천정배 공동대표는 "경솔하게 답변해선 안 될 일"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병호 의원은 "더민주가 더 과감하게 변화한다면 야권 통합이나 연대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율 하락과 인재영입 부진 등 한계가 드러나면서 국민의당에서도 통합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권 통합 논의에 대해 "고질병이 또다시 도졌다"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통합하려면 왜 헤어졌나"면서 "구태의 답습이다. 정치 구태가 다시 또 살아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합종연횡에 선거통합, 선거연대 등 이런 이야기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국민이 다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체성이나 정강정책, 철학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로 헤어졌던 정당들이 선거를 위해 통합한다는 게 저희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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