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싸움에 도로는 교통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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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몰' 사전 개장행사가 열린 1일 백화점 진입 차량들로 도로가 혼잡을 빚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 공룡'의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 탓에 부산 곳곳이 '교통지옥'으로 전락하고 있다. 센텀시티와 서면 등 교통 요지에 쇼핑몰을 개장하거나 백화점 증축을 계획하고 있지만 교통대란 해결책은 사실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3일 해운대구 센텀시티 B부지에 '센텀시티몰'을 정식 오픈한다. 센텀시티몰은 연면적 12만 2천177㎡,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면세점과 직업체험 테마파크 시설, 가전·완구 전문 매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몰
주말 주차공간 1천 면 부족
서면 롯데百도 증축하면서
너비 6m 이면도로 그대로

부산시가 실시한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주말 기준 3천400대 정도의 차량이 센텀시티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몰을 합쳐 최소 4천626대의 차량을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현재 백화점과 센텀시티몰에 마련된 주차공간은 3천645면뿐이라는 점. 가뜩이나 주말마다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는 판국에 센텀시티몰 개장 여파로 교통 혼잡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교통영향평가에 참여한 심의위원들도 개장 후 교통난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신세계 센텀시티 측은 C부지 임시주차장 500면과 KNN타워 부설주차장 1천 면을 활용하면 늘어난 주차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세계 센텀시티가 C부지에 특급 호텔 건립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C부지의 주차공간 활용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게다가 KNN타워 부설주차장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 등에 한해 일부 주차면만 이용할 수 있다. KNN에서 자체 행사가 열리면 쇼핑객들이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시설에 따른 교통대란은 서면에도 예고돼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대규모 증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백화점 후문 부지에 지상 9층 판매시설과 6층 주차장을 추가로 건립 중이며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증축에도 동문과 후문 출입구로 연결되는 이면도로 너비는 기존 6m 그대로다. 도로 한쪽을 포장마차들이 점령하고 있어 실제 차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은 3~4m에 불과해 백화점 증축 이후 이 일대 교통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사업지 주변 포장마차를 정리한 뒤 도로를 기존 일방통행에서 양방통행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롯데 측은 허가받은 노점상을 철거하기 힘들고, 양방통행의 시행 효과가 미흡하다는 점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직장인 이주용(43·부산 해운대구) 씨는 "부산에서 돈만 벌어간 유통 공룡들이 지역 공헌엔 미흡해 질타를 받는 것으로 모자라 이젠 도로까지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부산시와 유통기업들이 대책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하·안준영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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