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필리버스터 중단] 막 내리는 필리버스터, 쟁점법안 곧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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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기장을 새누리당 김세현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필리버스터 철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 유세를 하는 모습. 김병집 기자 bjk@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며 진행중인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의 중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큰 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막혀 1일 밤 늦게까지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최종 입장을 발표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 중단으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법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의원 소집령을 내리는 등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7시10분께 비공개 의총을 시작, 필리버스터 중단 문제를 논의했지만 2시간이 지난 오후 9시를 넘겨서도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당 대표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모여 필리버스터 중단 문제를 논의했다.

김종인, 의총서 반대파 설득
"안보 프레임 말려들면 안돼" 
새누리, 테러법 처리 준비

김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 중단의 배경 등을 설명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필리버스터 정국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전날 심야 비대위원회의에서도 "지금 국민들이 테러방지법으로 인해 울분에 차 있긴 하지만, 결국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라며 "먹고 사는 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총선 때까지) 시간이 없다. 저쪽(여권의) 프레임에 말려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1일 국회에서 30번째 필리버스터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임수경 의원이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박영선 비대위원도 이날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필리버스터를 끝내면 법안은 통과되겠지만 저희는 아무것 도 할 수 없다"며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중단한다.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중단배경을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은 특히 "화난 국민들, 분노한 국민들의 마음속 그 노여움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 저에게 분노의 화살을 쏘십시오. 제가 다 받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총에서는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는 더민주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김 대표의 중단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학영 의원은 "힘이 없어 쓰러질 때 쓰러지더라도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다. 생각과 말까지 억압하는 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 무참히 짓밟힐 수는 없다"며 이 원내대표가 직을 걸고 버틸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 원내대표를 마지막으로 1일 자정 끝날 것으로 보이던 필리버스터의 종료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국회 본회의가 오는 2일 예정된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가 유감 표명과 함께 막판 토론을 신청했고, 발언이 길어질 경우 본회의 일정이 차질을 빚어질 수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당 내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 중단'이라는 큰 흐름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 2일 오전 의총을 갖고 이르면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테러방지법과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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