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마크 단 중국산 철강에 지역업체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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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겨냥해 KS 인증을 속속 획득하고 있어 지역 철강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저가 불량 제품'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산 철근 제품의 품질이 높아졌다는 반증으로, 업황 부진을 맞고 있는 지역 철강업체들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범용·초강도철근 안 가리고
9개월간 8개 업체 인증 마쳐
자국 경기침체로 한국 몰려

수입량 늘어도 묘수 없어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 업체들은 건설용 철근 제품에 대해 공격적으로 KS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중국 중천강철집단유한공사와 당산시진신강철유한공사가 범용 철근인 SD400, SD500 제품의 KS 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올 1월에는 강소사강집단회사가 초고강도 철근인 SD600 제품의 KS 인증을 받았다. 올해 1월에만 3곳, 지난해 5월 이후 5곳이 KS 인증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최근 9개월간 KS 인증이 집중됐다.

주목할 점은 중국 업체들이 SD600 등 초고강도 철근까지 KS 인증을 받고 있다는 것. 초고강도 철근은 범용철근보다 t당 5만 원가량 비싸 품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철근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던 분야였다.

업계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KS 인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국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으로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95% 이상이 KS인증을 받은 철근을 쓰고 있어 KS 인증을 받지 못하면 제품을 제대로 팔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분양 등 국내 건설경기 호조로 철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의 한국 수출이 많이 늘어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철근 수입량은 112만 2천t으로 2014년 대비 70.7%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88.2%에 이른다. 가격이 국내산보다 t당 15만 원 정도 싸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2011년 18만 5천t에서 지난해 99만t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동국제강, 대한제강, YK스틸 등 지역 철강업체들은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수립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축 공사가 본격화하는 봄철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 업체들의 KS 인증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국내 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에 따른 피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시황이 다시 어려워지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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