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둔갑' 中 식재료 학교 급식 유통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중국산 수산물과 고춧가루 수억 원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학교 급식 식재료 유통업체 등에 팔아넘긴 도매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원산지를 속인 중국산 수산물은 길게는 2년간 부산·경남의 280곳 학교 급식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정호)는 중국산 새우살과 대합살 등을 국내산으로 속여 부산 학교급식 식재료 유통업체에 판매한 수산물 도매업자 A(54) 씨와 B(54) 씨,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내산과 섞은 것처럼 속여 판매한 C(59) 씨와 그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 포장지에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김치 제조·판매업자 D(69) 씨를 적발했다. 검찰은 A 씨와 C 씨는 구속 기소, B 씨와 D 씨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원산지 속인 새우살·대합살 등
부산·경남 280곳 학교 공급
병원·복지관 20곳도 피해
도매·판매업자 등 4명 적발

검찰에 따르면 부산의 대표적인 수산물시장의 도매업자 A 씨는 2014년 4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중국산 새우살과 대합살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부산 지역 5곳 학교급식 식재료 유통업체에 총 6억 6천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B 씨는 2013년 9월부터 같은 기간까지 부산 모 회센터 인근 도매업체에서 중국산 새우살·대합살, 태국산 절단낙지 원산지를 같은 방법으로 4곳 급식 식재료 업체에 속여 판매했다.

C 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부산의 대형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중국산 고춧가루 100%를 국내산 80%에 중국산 20%를 섞은 것으로 허위 표시해 D 씨를 포함한 김치 제조 공장에 총 7억 4천만 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 씨와 B 씨가 판매한 중국산 수산물은 국내산인 줄 알고 구매한 학교급식 식재료 유통업체를 통해 부산·경남 지역 280곳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급식 재료로 납품됐다. 20여 곳 병원·복지관도 이 수산물을 받아 썼다. A 씨 등이 원산지를 속여서 거둔 시세 차익은 수산물 ㎏당 1천~2천 원씩, 연간 3천만~4천만 원에 달했다. 고춧가루 원산지를 속인 시세 차익도 연간 4천만 원가량이다.

부산지검 송삼현 1차장검사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먹는 급식 재료와 국민들이 즐기는 김치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속여 부당한 시세 차익을 챙긴 농·수산물 판매업자들을 적발했다"며 "향후에도 국민이 먹거리를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식품사범 단속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