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봤니?]'돌아와요 아저씨', 개그 아닌 진심으로 공감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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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유쾌함을 예고했던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가 현실의 애환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공감을 얻었다. 눈물로 첫 방송을 강렬하게 사로잡은 ‘돌아와요 아저씨’가 당초 예고했던 유쾌함과 재미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그려낼지 기대를 모은다.
 
25일 첫 방송된 ‘돌아와요 아저씨’ 1회에서는 40대 만년 과장 김영수(김인권)와 전직 조폭 보스였던 한기탁(김수로)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 날 한시에 죽은 두 사람은 저승 동창이 됐다.
 
김영수는 백화점 여성복매장의 과장이었다. 학연도, 지연도 없는 데다 별 능력도 없어 보이는 그는 늘 눈치를 보며 상사에게 치이기까지 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산다”는 말을 달고 사는 그는 불쌍하고 애처로운 인물이다.  
 
아내인 신다혜(이민정)와 결혼기념일에 오붓한 시간을 보낼 틈도 없이 그는 장례식장으로 불려가 허드렛일을 도맡아 해야 할 만큼 자신의 시간도 없었다. 심지어 아내마저 자신을 따라 장례식장의 허드렛일을 처리하며 갖은 모욕을 겪었지만 김영수는 참고 또 참으며 자신의 감정을 삭여야 했다. 모두 ‘가족’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결국 그는 백화점 바겐세일 프랜카드를 이어붙이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떨어져 죽고 만다.
 
한기탁의 죽음은 김영수에 비해 억울하지 않다는 점에서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첫 사랑이었던 송이연(이하늬) 때문에 죽게 됐다.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이연이 스캔들에 휘말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기탁이 나섰다. 그러던 중 송이연과 함께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발각됐고 이를 뒤따라가던 한기탁의 차가 전복돼 죽음을 맞았다.
 
두 사람은 천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김영수는 가족과 함께 했던 순간,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신의 어린 딸을 생각했다. 한기탁은 모질게 돌아서려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첫사랑 송이연을 생각했다. 결국 두 사람은 현세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탈출을 감행했다. 이대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천국으로 갈 수는 없었던 것.
 
이처럼 1회에서는 중심인물로서 극의 흐름을 이끌어 나갈 김영수, 한기탁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풀어냈다. 이들이 현세에 왜 미련을 품게 됐는지, 어떻게 죽게 됐는지를 늘어지지 않게 1회에 축약해서 설명했다. 당초 예고했던, 웃음과 재미는 1회부터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김영수와 한기탁을 연기한 배우 김인권 김수로 또한 웃음 보다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마음을 울린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웃음과 재미는 다소 내려놓았지만, 이들을 통해 가족을 생각하며 힘든 사회생활을 이겨내는 아버지 김영수의 모습과 현실의 애환을 그대로 그려냈고, 잊혀지지 않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한기탁으로 눈길을 끌었다. 


 
2회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와 한기탁이 현세에서 다시 한 번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40대에서 30대로 환골탈태한 김영수와 남자에서 20대 여자가 된 한기탁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보여주게 될지, 어떤 좌충우돌 일들이 펼쳐질지가 궁금하다. 여기서의 관전 포인트는 남자였다가 여자로서의 생활을 하게 된 한기탁이 얼마나 자신 안의 남성성을 삭이고 여성성을 드러낼지다.
 
첫 방송에서 공감과 진정성을 무기로 꺼내든 ‘돌아와요 아저씨’가 앞으로는 어떤 숨겨놓은 이야기들, 얽힌 실타래를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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