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취약 마트 생계형 절도 표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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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난 속에 마트 절도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마트에서 다양한 생필품을 구할 수 있고, 마트 보안도 상대적으로 허술한 점을 노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마트 밖에 놓여 있던 쌀 등을 훔친 혐의(절도)로 박 모(60) 씨를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지난달 5일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후 7시에 마트 외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총 15만 원 상당의 쌀 4포대를 훔쳤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카드빚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집에 쌀이 떨어져 범행을 저질렀다. 일부 쌀은 시장에서 시중 가격보다 싸게 팔기도 했다.

혼잡시간·사각지대 노려
생필품·장난감 등 훔치고
내용물만 빼 센서 통과도

대형 마트 경비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도 있다. 김 모(40) 씨는 지난달 부산진구 한 대형 마트에서 장난감 7개 40여만 원 상당을 훔친(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 씨는 진열장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해 보안장치가 설치된 장난감 포장지에서 장난감만 빼내 가방에 넣고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없는 오전 시간대에 포장지 도난 감지 센서만 없다면 출입문을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지난달 사하구에서는 쇼핑용 카트 아래 철제 받침대에 돌문어, 한우 등을 숨겨 나온 주부 박 모(43) 씨도 불구속 입건됐다.

이처럼 마트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번한 것은 마트의 보안 시스템이 허술하고 생계형 필수품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는 출입구에서 물품 포장지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인지해 도난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포장지를 벗겨 냈을 경우 범죄에 속수무책이다. 포장지를 벗기고 준비해 온 가방 등에 물건을 넣으면 센서는 도난을 인식하지 못한다.

중·소형 마트는 범죄에 더욱 취약하다. 센서도 없고 감시 인력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CCTV가 매장마다 수십 대 설치되어 있지만 사후 범죄자 검거 용도로만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CCTV에 범죄 장면이 찍히기는 하지만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CCTV를 보지 않는 이상 현장 검거는 불가능하다.

한 소형 마트 관계자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직원들이 손님 응대에 신경 쓰다 보니 절도 현장을 잡기가 쉽지가 않다"며 "큰 가방을 들고 매장에 오는 손님을 막을 수도 없고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사하경찰서 이광도 형사과장은 "최근 마트들이 부쩍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어 보안 등 절도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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