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데이트 앱' 온라인 만남 더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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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 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다양한 소셜 데이트 앱들.

흔히 온라인 만남이라고 하면 불륜이나 성매매 등 부적절한 만남의 장으로 인식되기 일쑤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남녀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른바 '데이트 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만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데이트 앱의 인기는 전 세계적 추세다. 올해 초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App Annie)가 지난해 전 세계 및 국가별 모바일 앱 트렌드를 분석한 '2015 Retrospectiv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앱 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로 '데이트 앱의 수익화'를 꼽았다. 국내 앱 시장도 비슷한 특징들을 보인다. 2015년 국내 전체 앱 매출 순위 10위 권 내에는 '정오의 데이트' '이음' '아만다' 등 만남 데이트 앱이 각각 5, 6, 8위로 포진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데이트 앱의 인기를 증명했다.

'정오…' '이음' '아만다' 등 3사
국내 전체 앱 매출 10위권 진입

개인 정보 기재해야 등록 가능
'이성관계' 한정… 남성 더 선호

5천억 원 시장 "성장 기대"
인터넷 만남 불안감 '걸림돌'

■개인 정보 기재로 익명의 위험성 배제

데이트 앱은 이용자의 학력이나 직업, 지역 등 개인 정보를 기재해야 등록이 가능하다. 자신의 외모를 나타내는 사진 등록도 필수다. 그리고 이런 개인 정보를 고려해 하루에 제한된 횟수로 정해진 시간에만 이용자에게 이성의 프로필을 제공한다. 이성의 프로필이 마음에 들면 이른바 '구애' 표시를 한다. 이후 상대방이 이를 수락하면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둘 만의 대화창이 생성되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구애를 위해선 특정 아이템이 필요하다. 또한, 제한된 카드 이상의 카드를 추가로 보기 위해서도 아이템이 필요하다. 바로 이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거두는 시스템이다.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정오의 데이트는 프로필 카드 두 장을 제시하고 한 장을 선택하게 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의 준말인 아만다는 회원 가입을 위해 기존 회원들이 심사를 벌이기도 한다. 사진을 등록해 이성 회원 100명이 그 사진을 보고 1~5점을 주게 되는데, 평균 3점이 넘어야 심사에 통과할 수 있다. 그 외 '마카롱'의 짝짓기 토너먼트처럼 게임 요소를 도입한 앱도 많다.

■20~30대 주 고객, 40대 이상 위한 앱도

대부분의 데이트 앱은 20~30대를 겨냥한다. 정오의 데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모젯의 박채연 기획마케팅팀장은 "정오의 데이트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고객을 살펴볼 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대부분이다"라며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애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와 경제적 여유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무래도 여성 이용자보다 남성 이용자가 더 구매가 많다"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적극적인 성격이라 그런 듯"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든 데이트 앱이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돌싱' 남녀 전용 서비스도 있다. 점점 획일화되는 소셜데이팅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이런 서비스들은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중 '울림세상'과 '은하수다방'은 이혼이나 사혼한 남녀들을 위한 매칭 서비스다.

■ 데이트 앱 이용자는 '남초'

데이트 앱의 보편화로 이성 간 만남 주선 사업의 원조 격인 결혼정보회사도 소셜 데이팅 시장이 커지는 것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트 앱과 결혼정보회사의 시장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 데이트 앱 업계의 생각이다. 모젯 박채연 팀장은 "결정사(결혼정보회사)는 목적이 결혼이지만 데이트 앱의 목적은 이성의 만남까지이다"며 "결정사는 좀 더 무겁고, 데이트 앱은 좀 더 가볍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와 데이트 앱 모두를 통해 남성을 만나봤다는 이 모(39·여) 씨는 "결정사 상대 이성의 프로필은 좀 더 구체적이지만 만나보기 전까지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는 없다"면서 "반면 데이트 앱은 상대 이성과 매치된 후에도 며칠 동안 SNS를 통해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성향을 좀 더 파악한 후 만날지 아닐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그 차이를 꼽았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결혼정보회사는 주로 이용자가 여자가 많은 '여초'인데 비해 데이트 앱은 '남초'라는 점이다. 이유는 앞서 말한 그 목적의 다름에 있다. 모젯 박채연 팀장은 "여성들은 데이트 상대를 찾기보다 안정적인 결혼 상대를 만나기 위해 이성 간의 만남 주선 회사나 앱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은 반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좀 더 편한 만남을 원하는 것은 남성 쪽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5천억 원 규모의 시장

업계에서는 데이트 앱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데이트 앱 시장 규모가 5천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근거는 옆 나라 일본에서 찾는다. 일본의 20~30대 싱글이 1천400만 명 정도. 데이트 시장 규모는 1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의 20~30대 싱글이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도 5천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인터넷 만남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신뢰성도 떨어진다. 심지어 데이트 앱을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들도 이를 드러내놓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에 앱을 홍보하는 '소문 마케팅'이 일어나지 않는다. 혹시 자신의 사진 등 개인 정보를 같은 앱을 깐 지인이 보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이에 대해 모젯 박채연 팀장은 "가입자의 페이스북 정보나 전화번호부 정보를 통해 가입자의 지인과 가입자를 매치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결국 데이트 앱이 진지한 이성 간의 만남을 위한 건전한 앱이라는 인식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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