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분양가 기세 한풀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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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공행진을 기록했던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이 올해부터는 인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근 청약에 들어간 동원개발의 '온천장역 동원로얄듀크' 견본주택 모습. 강원태 기자 kwang@

청약 광풍에 천정부지로 치솟던 분양가가 한풀 꺾일 조짐이다.

지난해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강화를 비롯한 악재가 쏟아진데다 2~3년간 지속된 분양가 고공행진 피로감이 극대화되면서 주택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고 있어서다.

경기불안·담보대출 강화
실수요 중심 거품 제거 조짐

건설사 집값 낮추기 자구책
발코니 지원·중도금 무이자
평당 1천만 미만 등 대기 중

17일 부산 주택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2010년 745만 원에서 2013년 900만 원, 2014년 991만 원, 2015년 1천62만 원으로 뛰었다. 5년 새 42.5%나 오른 수치다.

특히 지난해 4월 분양가 상한제 폐지 후 부산 새 아파트 집값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4월 3.3㎡당 1천50만 원대였던 분양가는 10월 1천170만 원대로, 12월 1천200만 원대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급된 200세대 이상 26개 단지 중 3.3㎡당 1천만 원 이상인 단지가 무려 19개(73%)에 달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7개월 만에 3.3㎡당 150만 원이나 올라 고(高) 분양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고 집값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자 주택건설사들이 자구책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책정과 중도금 무이자를 통한 분양가 인하에 나섰다.

다음 달 동구 초량동에 공급되는 재개발 단지 '초량역 범양레우스'(가칭·1천76세대)는 3.3㎡당 분양가를 1천만 원 전후로 잡았다. 전용면적 72~84㎡의 중소형 실속 평형대로 구성됐다. 분양대행사 측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초량역을 낀 역세권 대단지지만 지난해 분양한 인근 단지보다 100만 원 이상 싼 착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17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온천장역 동원로얄듀크'를 공급한 동원개발은 이 단지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를 적용했다. 분양가도 지난해 말 주변에 나온 새 아파트보다 50만 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통상 중도금 무이자는 3.3㎡당 45만 원가량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3.3㎡당 1천만 원 미만 단지도 대기 중이다. 다음 달 동구 초량동에 선뵈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부산항'은 1천만 원 미만의 분양가(확장비 포함)와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조합원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이 같은 분양가를 확정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조건도 시장 상황에 맞게 무이자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한 중견 주택건설사 대표는 "지금은 가격이 소비자 선택의 주요 잣대"라며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옵션 비용 지원 확대 등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옵션 비용 지원 땐 분양가 인하 효과가 3.3㎡당 35만 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업계는 현 시점이 초호황 분위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집값이 부풀었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묻지마 식 투자에서 옥석 가리는 시장으로 분위기가 전환돼 고(高) 분양가에 대한 저항감이 크다"며 "집값이 제자리를 찾고 주택건설사들의 분양가 눈치 보기가 더 심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임태섭·김한수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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