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재고 없는 생산' 성공할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카카오가 '재고 없는 생산'을 기치로 내세운 모바일 주문생산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 서비스를 시작했다.

16일 카카오가 공개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제조회사의 샘플을 본 이용자가 먼저 주문을 하고 그 주문량만큼 생산하는 이른바 '선주문 후생산' 구조다.

'메이커스 위드' 서비스 시작
제조업 '선주문 후생산' 실험
재고 처리비 아껴 가격 인하
매주 상품 변경해 주문받아

'선주문 후생산' 시스템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혹은 대량낭비라는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을 뒤집은 발상이다. 기존 제조업 시스템에서 평균 20% 수준에 이르는 재고 물량을 없앰으로써 유한한 자원을 절약하자는 의미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일감을 뺏겨 쇠락한 서울 창신동, 신정동 등지의 제조 공장에 생산을 맡겼다. 재고 걱정 없는 생산을 통해 고용과 수익 안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조업자는 재고를 남기지 않아 좋고, 구매자는 재고비용이 줄어든 만큼 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에서 더 이상 대량생산 대량낭비의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모바일 시대에 맞춰 수요를 즉시 확인하고 조직화하는 선주문 후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발상이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판매 상품은 일주일 단위로 변경된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모바일 웹(makers.kakao.com)에 새로운 상품이 공개되고 일주일 동안만 주문을 받는다. 물론 모든 주문을 다 생산할 수는 없다. 적어도 이윤을 발생시키는 최소생산수량(Minimum Order Quantity·MOQ) 이상의 주문건수를 채워야 비로소 생산에 돌입한다.

판매 상품은 주로 독창적 디자인의 가방과 의류 등 패브릭 제품, 머그컵, 아트토이 피겨 등이다. 여기에 팝 아티스트와 손잡고 개발한 자체 상품 브랜드 '어니스트 메이커스'처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도 있다. 카카오는 이후 더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할 계획이다.

전석원 카카오 소셜임팩트팀 TF장은 "제조업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좋은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고도 재고 문제로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용자들이 주문 후 조금만 기다려 물건을 받는 것을 감수한다면 생산자와 이용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독특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사고파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