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직원 13명, 9개월째 중국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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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 직원 7명이 중국 출장 중 공안에 체포돼 9개월째 억류 중인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중국 수사당국은 아직까지 재판 일정조차 잡지 않아 기다리는 가족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해당 업체들은 물론 정부 당국의 대응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 업체 직원 7명 등
지난해 6월 출장 중 체포돼

범죄 연루 명확한 증거 없이
가족 면회조차 허용 안 해
정부 미온적 대응 도마 올라


15일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호텔·카지노 전문그룹인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GKL 직원 7명, 파라다이스 직원 6명은 지난해 6월 도박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아직까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13명 중에는 GKL이 운영하는 롯데호텔부산의 '세븐럭 카지노 부산' 직원 5명,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내 '파라다이스 카지노 부산' 소속 직원 2명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30대 초반인 이들 직원은 현지 관광객들의 항공권과 여권 발급 업무를 돕기 위해 출장을 갔다가 체포됐다.

이번 일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카지노 에이전트(Agent·전문 모집인)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이 불법인 중국의 관광객들이 에이전트를 통해 해외에서 카지노를 하는데, 최근 공안이 현지에서 말썽을 일으킨 한 에이전트 회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접촉한 흔적이 있는 한국 카지노 업체들까지 수사 대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체포된 한국 직원들이 범죄에 연루된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데도 언제 풀려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공안은 베이징과 상하이 구치소에 각각 수감된 이들에 대해 8개월인 수사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아직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게다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가족 면회조차 금지하고 변호사조차 수사 기록을 외부에 누설할 수 없는 중국의 사법시스템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부산의 직원 가족들은 "회사 일 때문에 출장 간 사람을 기약도 없이 가둬 놓느냐"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은 지난해 9월 중국 현지를 한 차례 찾았지만, 제대로 면회조차 못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과거 국내 카지노 업체 직원이 두차례 중국에서 구속됐는데, 1년 6개 월 정도 수사를 받은 뒤 불기소 처분돼 석방됐거나 1년여의 수사 끝에 기소 없이 추방된 적이 있다고 한다. GKL은 이번 사건도 이런 전례를 따르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조차 현재로써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 때문에 업체나 우리 외교 당국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사태 해결이 늦춰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GKL 관계자는 "지금까지 임원진과 직원 가족이 8차례 면담을 했고,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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