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프리미엄 광풍 잦아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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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단지 3천만원 넘게 내려

2013년 분양한 부산 북구 화명동 'e편한세상 화명힐스'는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했다. 현 입주율은 80% 안팎. 청약 경쟁률이 61 대 1을 기록하며 전용면적 84㎡의 프리미엄이 최고 1억 원까지 치솟던 이 단지는 프리미엄이 7천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연제구 연산동 '더샵 시티애비뉴'도 사정이 비슷하다. 전용면적 84㎡ 역시 최고 1억 원까지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6천만 원대로 하락했다.

대출규제에 물량까지 누적 
인기단지 3천만 원 넘게 내려 
거래량도 한 달 사이 38%↓ 
"집값 정상화 과정" 반론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과잉 후폭풍으로 프리미엄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입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계절적 요인보다 부동산 시장의 현 심리를 대변하는 현상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15일 부산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입주를 앞둔 단지는 25개 단지 1만 2천128세대로 나타났다. 시기별로는 상반기 3천831세대, 하반기 8천297세대로 7월 이후 68% 이상이 몰려 있다. 구·군별로는 강서구 5개 단지 4천313세대, 사하구 4개 단지 2천565세대다. 세대 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는 강서구 명지동 '명지국제신도시 협성휴포레'(1천664세대)다. 이어 사하구 구평동 'e편한세상 사하' 1천68세대, 동래구 사직동 '사직 KCC스위첸 1·2단지' 999세대 순.

이 같은 입주 물량은 지난해 2만 887세대에 견줘 절반 수준이다. 따라서 물량만 놓고 보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누적 입주 물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013~2015년 총 입주 물량은 6만 3천947세대로 연평균 2만 1천315세대에 달했다. 부산의 한 해 적정 물량 1만 5천 세대보다 5천 세대나 많았다. 아파트 거래량도 심상찮다. 지난달 매매는 3천490건으로 전달에 비해 38% 감소했다. 2014년 1월(3천62건) 이후 가장 작은 거래량으로 이는 급격히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물량이 많아도 시장이 호황이면 그걸 소화할 수 있지만 최근 흐름은 분양 시장과 입주 시장의 동반 침체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오는 5월부터 부산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는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변수다. 분양권 프리미엄의 취득세 과세표준화로 입주 채비에 나선 최종 실수요자의 세금 부담도 커졌다.

일각에선 거품이 끼었던 집값이 정상화되는 과정일 뿐 확대 해석은 금물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입주가 집중된 강서구를 제외하면 큰 무리가 없다는 것.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아직도 물량을 소화할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다만 한풀 꺾인 시장 흐름이 급격하게 뒤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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