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부적격' 칼날에 PK 현역 절반 이상 물갈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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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역구 후보자 및 관계자들이 휴일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제20대 국회의원 공천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현역 국회의원을 인위적으로 낙천(落薦)시키는 '전략공천'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자질과 함량이 부족한 현역 의원을 공천배제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한데다 중앙선관위가 선거구 획정 이전의 경선과 안심번호 제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을 실시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전략공천을 통해 총선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PK 현역들이 전략공천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돈다. 새누리당 PK 의원들 가운데 '부적격' 기준에 포함된 사람들이 유달리 많은데다 공천에서 떨어진 정치인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여지가 거의 없어서다. PK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PK가 '개혁공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향식 공천 시간적 여유 없어
사실상 '전략공천' 대세

부울경 13~16명 존재감 미미
부산·경남 7명은 국정 무관심
낮은 지지율·비리 등 교체 대상

문제는 새누리 PK 의원들을 어느 부적격 기준에 포함시키느냐는 점이다.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 관련 '당규 9조'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는 모두 11가지 부적격 기준이 규정돼 있는데, 이 위원장은 이 중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자'와 '기타 공직후보자로 추천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자'를 적극 활용할 태세다. 정치권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이 위원장이 PK 의원들이 19대 국회에서 한 일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그만큼 PK 현역 분류작업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우선 부산의 3~4명의 의원과 울산 의원 대부분, 경남의 5~6명은 '존재감이 없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당직이나 국회직에서 배제된채 '월급쟁이 국회의원'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문제해결'에도 소극적이다. 이 위원장은 "현실적인 문제가 생겨도 피 묻히거나 흙 묻힐 생각 안하는 의원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4명과 경남의 3명 등은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별개로 움직이는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 당헌에는 '당은 대통령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20대 국회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없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현역이라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몇몇 PK 의원은 심각할 정도로 현 정부 정책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어왔다. 게다가 일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모 중진 정치인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PK의 4~5명은 잦은 말실수나 친인척의 비리연루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에 해당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출석 등 '단순 수치'는 중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당직이나 정부직 등 이른바 '잘나가는 정치인'은 자연스럽게 출석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 위원장은 "쉬운 통계나 숫자만 갖고 하면 엉터리로 나온다"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큰일난다"고 했다. 물론 컷오프 대상에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의 구분도 없다.

대신 새누리당은 '단수 또는 우선추천제'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자격 미달의 PK 현역 의원을 우선 '컷오프'시킨 뒤 신인들 끼리 경쟁을 붙이겠다는 의도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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