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 방임' 고성 40대 주부 첫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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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모들이 친자식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40대 주부가 두 딸을 교육적으로 방임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실종된 큰딸이 살해됐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양육 중이던 두 딸을 교육적으로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A(42) 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교육적 방임'을 이유로 학부모를 구속한 첫 번째 사례다.

2009년 두 딸 데리고 가출
큰딸 7세 때 실종 생사불명
경찰, 살해 가능성 수사
9세 작은딸 글도 못 읽어

경찰에 따르면 이혼 후 서울에서 살던 A 씨는 2009년 1월께 당시 5살과 2살이던 두 딸을 데리고 가출한 뒤 친구집 등을 전전했다. 두 딸의 아버지는 자녀들을 자신의 고향인 경남 고성의 모친 주소로 강제 전입신고를 했다.

A 씨의 '아동유기'와 '교육적 방임'도 교육부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경찰과 교육당국은 미취학 상태인 두 딸의 소재 파악에 나서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 공장숙직실에서 생활하던 A 씨와 작은딸 B 양을 찾아냈다.

올해 9살이 됐지만, 초등학교에 입학조차 못한 B 양은 또래보다 교육적 지체가 심해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A 씨가 "자폐증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작은딸은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보호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딸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긴급체포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빚 독촉을 피해 도망다녔다. 신분이 노출될까 봐 (작은딸을)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큰딸에 대해 "2009년 아파트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 "종교시설에 맡겼다" "2011년 말을 안 듣는 아이를 야산에 버리고 왔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당시 7세였던 큰딸 역시 학교 문턱조차 밟아 보지 못했으며 A 씨는 큰딸의 실종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실종된 큰딸의 생사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이 과정에 A 씨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15일 오전 수사결과를 중간 브리핑할 예정이다. 경찰은 "큰딸의 경우 타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 씨와 주변인물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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