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사 열전] ㈜대성건설 김원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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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주간사로 뛴 향토기업의 저력"

부산의 대표적인 장수 업체인 ㈜대성건설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한 대성건설 김원시(가운데) 회장 삼부자. 강원태 기자 wkang@

올해 중소 건설업계의 화두는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다. 올해부터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300억 원 이상 공사에 종심제가 적용된다. 종심제의 취지는 건설인들이 공감한다. 기존 최저가 낙찰제의 부작용을 막는 장치라는 데도 동의한다.

문제는 입찰금액에 공사수행능력, 사회적 책임을 종합 평가하다 보니 메이저 건설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건축·토목 특급기술자 보유
60년 경험·수주 실적 자랑
'부산다운 건축상' 수상 성과

최근 명지신도시 부지 매입
'개발사업자'로 영역 확장

그러나 강서구 대저동에 본사를 둔 ㈜대성건설은 종심제를 되레 반긴다. "건설업은 개발도상국 산업입니다. 그 단계를 넘어선 한국은 건설 일감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입찰 경쟁률이 치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심제는 일종의 기회가 되리라 봅니다." 대성건설 김원시 회장의 말이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저엔 기술 자부심이 깔렸다. 기반은 특급 기술자다. 전체 직원 70여 명 중 기술자는 무려 60명. 또 그 절반은 건축·토목·조경 분야 특급기술자들이다.

업력도 무시하지 못할 배경이다. 1955년 창립한 대성건설은 올해로 환갑을 맞는다. 60년 세월은 결코 가볍지 않다.

대성건설의 경험과 노하우는 수주 실적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부산 덕천동~아시아드 주경기장(만덕3터널) 도로공사를 따냈다. 동부건설과 공동 도급했지만 1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등 국내 유수 건설사 컨소시엄을 제쳤다.

부산 미래 먹거리인 에코델타시티 1단계 2공구 조성공사, 부산 산성터널 민자투자사업, 부산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1-2단계 산업단지도 수주했다.

부산에서만 인정받는 건 아니다. 외지 공사를 속속 맡았다. 2014년 수주한 국도6호선 장평~간평3 도로 공사가 대표적이다.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진입도로다. 컨소시엄으로 참여했고 주간사가 대성건설이다. 공사비만 500억 원대.

호남선 연산~논산 등 13개소 재해예방시설개량사업과 장수군청 청사 건축공사도 비슷한 사례. "부산 향토 건설사가 컨소시엄 주간사로 외지 공사에 참여하는 건 대성건설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게 부산 건설인들의 평이다.

부산 장수 업체인 대성건설은 처음엔 건축 쪽을 주로 봤다. 창업자인 김 회장 선친 시절 때다.

그러다 김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1991년부터 주력 사업이 토목으로 바뀌었다. 대개 건축은 민간이, 토목은 정부가 발주하는데 당시만 해도 관급공사가 규모나 수익성에서 나아서였다.

하지만 요즘은 관급공사도 사정이 달라졌다. 대성건설이 5년 전부터 건축설계를 겸한 시행사로 무게 추를 옮기는 게 그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도면 짜놓은 걸 보고 짓는 일만 했습니다. 앞으로는 기획 단계부터 시공까지 맡을 생각이죠. 일종의 디벨로퍼(Developer·개발사업자)입니다. 여하튼 대성건설이 지으면 뭔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 회장은 이미 첫발을 뗐다. 2011년 정관신도시 상가, 2013년 서부산유통단지 상가, 지난해 세종시 도시형 생활주택 1차분이 그것이다. 외관을 녹 입힌 강판으로 처리한 서부산유통단지 상가 'CODE SQUARE'는 그해 '부산다운 건축상'을 받았다.

세종시 도시형 생활주택 1차분도 대박이었다. 공간 아이디어와 최고급 마감재 덕분이었다. 파티션을 넣어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 손잡이와 출입문 경첩까지 최고급 제품을 넣자 소비자들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해서 조만간 내놓을 2차분이 벌써 관심 대상이다.

"소비자는 좋은 걸 압니다. 그게 대성건설의 이미지로 쌓입니다." 연 500억 원대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김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대성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부산 강서구 명지 국제업무신도시 상업시설 부지를 매입했다. 디벨로퍼로서 5번째 작품 후보지인 셈. 구체적인 안은 아직 없다. 그러나 콘셉트는 분명하다. 누구나 한 번 보고 싶은 건물이다. 프랑스 파리 외곽 '빌라 사보아'처럼 눈이 편안한 건물이다.

"작더라도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일. 그래서 부산을 예쁘게 만드는 것. 부산 건설사가 부산에 해야 할 작업입니다." 대성건설의 사회공헌 방식이다.

김 회장은 그 일에 두 아들이 매달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대성건설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 있어서다. 그들은 현재 대성건설 계열 시행사 대표로 현장을 뛰고 있다. ㈜대성디앤씨 김준환 대표가 첫째이고, 세종시 사업을 총괄하는 ㈜디에스글로벌 김근환 대표가 둘째다. 그들은 인터뷰 내내 김 회장 곁을 지켰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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