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임신부' 태아 뇌에서 바이러스 검출
지카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의 뱃속에 있던 태아 뇌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지카 바이러스와 신생아 소두증 사이의 연결고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연구팀은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낙태한 태아를 부검해 확인한 이 같은 결과를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슬로베니아 연구팀 발표
소두증 연결고리 규명 주목
영국 감염 사례 6건 확인
이 임신부는 임신 초기 3개월 중에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임신 중반 초음파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가, 임신 후반 유럽에 돌아온 후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낙태했다.
낙태 후 태아를 부검한 결과 뇌 조직에서는 일반적인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혈액에서보다 훨씬 많은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된 반면 뇌를 제외한 다른 장기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태아의 뇌가 정상 크기보다 작았을 뿐만 아니라 신경주름도 적었다.
브라질 등 중남미를 중심으로 한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신생아 소두증 출산의 급증 사이에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이들의 관계를 증명할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를 검토한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병원의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소두증 사이의 생물학적 연관성을 강화시킨다"고 평가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6건으로 확인됐다고 보건당국이 10일(현지 시각)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최근 3년 동안 확인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모두 7건으로, 이 중 6건이 현재 중남미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과 관련됐다고 전했다.
이 중 4건은 올해 이후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를 다녀온 여행객에게서 발견됐다.
앞서 PHE는 지난달 23일 남미 국가를 여행한 영국인 3명이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확인한 바 있다. 감염자 중 임신부가 있는지는 환자의 정보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외국 여행을 다녀온 남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은 겨울철 모기 활동이 저조해 지카 바이러스의 자체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남부지역은 물론 북부 일부지역에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서식하고 있어 대량 모기박멸 등 대응책을 강구 중이다. 또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를 사용해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실험적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