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악재 겹친 국내 증시 당분간 '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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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세계 증시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10일 도쿄에서 한 증권사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 전광판 앞을 행인들이 지나는 모습. AP연합뉴스

설 연휴 기간 한국 경제에 악재가 겹쳤다. 북한의 미사일(장거리 로켓) 발사와 해외 증시 동반 급락에 이어 10일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발표 등 대내외 악재가 대거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국내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 경제 불확실성 가중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에 주요국 증시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크게 요동쳤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4%대의 폭락세를 보이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일부 좁히며 2.31% 내린 15,713.3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10월 이래 최저치다. 닛케이지수는 전날에도 5.40% 폭락하며 이틀 연속 패닉 장세를 보였다.

설 연휴 대형 변수 줄줄이
북한 리스크 부담 커져
中 외환보유액 최저 수준
日 주가 연일 폭락 '패닉'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휴 기간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1.29% 하락한 데 이어 8일과 9일에도 1.10%, 0.08% 하락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연휴 기간 내내 내리막길이었다.

최근 증시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국제 유가도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에 30달러 선을 밑돌았다.

증권업계는 선진국의 경기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국의 정책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해 불안감과 의문이 커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악재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꼽히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력 제재 카드를 꺼내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성공단 입주 업체 대부분이 경공업이라 전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북한발 리스크가 커지는 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11일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단기 하락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악재들이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국내 증시도 연휴 전 조정 장세를 거쳤다는 점 등에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안화 하락 '도미노 효과' 오나?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외환보유액은 최근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995억 달러(약 119조 원) 감소한 3조 2천3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수치는 2012년 5월 이래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락세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천80억 달러가 감소하는 등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한 해 동안 5천127억 달러 줄어들어 연간 기준 사상 첫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진데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이동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국제금융업계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대하고 전 세계 환율 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촉발하는 한편 원자재 가격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하락한다면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말레이시아, 한국 등의 통화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빠른 절하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위안화가 원화에 대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약 3% 감소하고, 특히 기계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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