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원장 이례적 유임 이유 ① 특강으로 시민 만나고 ② 법정에 예술작품 걸고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이 11일 자 고위 법관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유임되면서 대법원이 직접 밝힌 유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법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국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부산지방법원을 소개하면서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대국민 소통 활발한 노력"
대법원 구체적 언급 눈길
대법원에 따르면 이번 고위 법관 인사에서 전국 법원장 32명(법원행정처 차장과 지방권 가정법원장 포함) 중 15명이 교체됐다. 나머지는 그대로 자리를 지켰으니 법원장 유임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2년 2월부터 실시한 법원장 순환보직제와 임기제를 적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제도는 법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법원장 임기 후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복귀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 현직 법원장 9명이 고등법원 재판부로 복귀했다. 강 법원장은 창원지법원장으로 1년, 부산지법원장으로 1년을 근무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재판부 복귀 대상이다. 이번 인사에서 이 원칙의 예외가 적용된 법원장은 세 명. 여상훈 서울가정법원장과 김문석 서울행정법원장, 그리고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이다. 셋 모두 법원장으로는 다 합쳐 2년씩 근무했지만, 현 소속 법원에 보임된 지는 1년이다.
대법원은 인사 발표 자료에서 이들을 고등법원 재판부로 복귀시키지 않고 법원장으로 잔류하도록 한 이유를 "전문법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각급 법원의 대국민 소통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대법원은 부산지법을 따로 지목해 "일반 국민들에게 법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지방법원의 사법행정의 연속성을 보장"한다고 부연했다. 'ICT(정보통신기술)' 혁신 특강으로 5천여 명 시민을 만나고, 법정 안팎에 예술작품을 거는 '예술법정'을 도입한 강 법원장의 행보를 '콕 집어' 인정한 것이다.
부산지법의 대국민 소통 노력은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법은 지난 1일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을 동시에 개설했고, 지난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시민 대상 교양 강좌 '점프 투 스마트 코트'의 올해 행사를 위해 거물급 연사 섭외도 이미 시작했다.
이에 대해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은 "법원 구성원·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법원, 재판 잘 하는 법원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