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사고기' 한 달 만에 또 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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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결함 소동 났던 항공기서 또 사고 발생

지난달 3일 문이 열려 회항했던 진에어 항공기(지난달 4일 자 본보 1면 등 보도)가 한 달 만에 또다시 엔진 쪽 결함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 후 '배짱 운항'을 하던 항공기에서 추가로 이상이 발생하면서 항공 운항 체제 전반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일 오후 9시 50분께 승객 179명을 태우고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해 세부 막탄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LJ037편이 이륙 30여 분 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6일 김해 이륙한 HL7555
기체 굉음에 인천공항으로
출입문 결함 동일 항공기
진에어 "지난달 점검 마쳐"
국토부 부실 점검 도마 위로


이륙 직후 일부 승객이 기체에서 굉음이 들리고, 이륙 도중 오른쪽 날개 쪽 엔진 부분에서 불꽃이 튄 것을 목격했다며 승무원에게 신고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진에어 측에 따르면 기장의 계기판에는 엔진 결함과 원인에 대한 이상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다. 만약 승객들의 신고가 없었다면 엔진 결함을 알지 못한 채 세부까지 4시간 이상을 운항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진에어 측에 따르면 인천으로 회항한 항공기의 고유 식별번호는 'HL7555'였다. 지난달 3일 세부 상공에서 회항한 바로 그 항공기다.

본보 취재 결과, 해당 항공기는 지난달 3일 회항 직후 다음 날 김포공항으로 들어와 통상적 점검만 받고 반나절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그 뒤 30여 차례 넘게 김포~제주, 부산~오사카, 부산~세부 노선 등에서 운항을 했다.

문쪽 결함이 발생한 뒤 별도의 항공기 전체 점검은 없었다. 승객들은 문제의 항공기가 어떤 노선에서 어떤 위험을 안고 운항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해당 항공기는 지난달 3일 출입문 이상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사건 나흘 전 이미 기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문제의 항공기에 즉시 보수를 해야 하는 '출입문 경첩 부품' 결함이 있었지만 진에어 측은 사소한 센서 이상으로 간주해 운항을 계속해 지난달 사고를 불렀다. 하지만 그 이후 또다시 같은 항공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해당 항공기는 동일 항공기가 맞고, 지난달 회항 후 국토교통부와 제조사의 매뉴얼에 따라 문쪽 점검을 거쳐 운항을 재개했다"며 "승객의 신고로 안전에 대비해 회항하기는 했지만 당시 비행기 계기 상태로는 모두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진에어 측에서는 '우연의 일치'로 출입문 이상이 있었던 항공기에서, 엔진 이상이 있었을 뿐이라는 요지로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항공기 점검 전반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LCC(저비용항공사)에서 계속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토교통부의 점검에 대한 불신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날 가까운 김해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으로 회항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상을 감지한 뒤 항공기는 10여 분 이상 김해공항 주변을 맴돌았다. 이륙 30분이 지난 10시 20분께였다.

하지만 진에어 측은 대체 항공기가 인천에 있다는 이유로 인천으로 회항해 오후 11시 5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11시 이후 이륙이 불가한 김해공항에 착륙할 경우 승객 항의,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 아니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해공항 관제를 맡고 있는 공군 측은 "기체에 결함이 발견된 경우 운항금지시간(오후 11시~오전 6시)에도 공항 비상착륙이 가능하다고 항공사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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