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우리 편" PK 주자들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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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전한 설 민심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각양각색이었다. 사진은 지난 5일 설 연휴를 앞두고 부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는 새누리당 부산시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설 연휴 기간 동안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 선거운동을 펴고 있는 4·13 총선 출마자들이 전한 민심은 '경제 살리기'와 '정치 불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총선 출마자의 입장에 따라 민심마저도 '아전인수'격으로 달리 해석했다. 현역 의원들은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도전자들은 '정치 불만'에 방점을 찍으며 민심을 전했다.

새누리당 유기준(서구) 의원은 설 명절 연휴 기간동안 부산 서구 새벽·해안·대신·서대 시장 등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유 의원은 "주민들을 만나보니 '경제 어려운데 경제 잘 되게 해달라' '대통령과 함께 좋은 정치 해달라' '국회가 경제를 위해 제역할해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선거구의 새누리당 곽규택 예비 후보가 전한 민심은 달랐다. 곽 후보는 명절 기간 동안 시장 뿐 아니라 산복도로 등 주택가도 누볐다. 곽 후보는 "친박 비박 나눠져 싸우지마라는 주민들의 지적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부산 친박 좌장을 자처하는 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곽 후보에게 주민들이 격려성 맞춤형 요구를 한 것이다. 곽 후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서 제 할 일 못하는 정치권 모두를 싹 다바꿔야 한다는 식의 정치 불신이 깊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선거구 미획정과 어려운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수원(부산진을) 예비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가 여럿 나왔는데, 공천은 받았냐'는 질문과 '선거구도 없는데 선거운동은 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면서 "일하지 않으면서 세비만 받아가는 국회를 없애라, 선거 때만 얼굴 내미는 국회의원을 갈아라는, 과격하지만 진심이 담긴 요구가 상당했다"고 알렸다.

19대 국회 전체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새누리당 최홍(영도구) 예비 후보는 "주민들의 첫번째 반응은 19대 국회에 대한 극심한 실망감이다. 이번에 100% 싹 다 바꿔서 젊고 참신한 인재들이 등용돼야 한다는게 압도적 민심이었다"고 전달했다. 새누리당 최형욱(중동구) 예비 후보는 "명절에 만난 주민들마다 일 안하고, 일 못하는 19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정승윤 예비 후보는 "구태 정치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특히,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덫에 걸려 식물화된 19대 국회, 국회의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깊다"고 알렸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강행과 관련 여야가 힘을 합쳐 국민의 불안을 해결하라는 요구도 컸다. 명절 동안 구포·만덕·백양·가축도매 시장 등을 누빈 새누리당 박민식(북강서갑) 의원은 "북한 미사일 관련해 여야가 정쟁을 당장 멈추고 똘똘 뭉쳐서 해결해라는 주민들의 걱정 섞인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 의원에게는 진박 마케팅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최경환(경산청도) 의원이 최근 부산지역에서 진박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을 무시하냐'는 식의 격앙된 반응도 있었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한편, 야당은 '여당 심판론'을 설 민심으로 파악했다. 부산진갑 예비 후보로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은 "여당에 대해 불만이 점점 커져가는 부산 민심을 설 연휴 동안 확인했다. 부산지역에서 이번 총선은 당 보다 인물 중심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하갑에 출마하는 더민주 최인호 예비 후보는 "19대에 새누리당 의원을 뽑았는데도 지역에서 한 일이 뭐냐는 주민들의 푸념과 박근혜 정권 이후 지역 경기가 더 안 좋아졌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같은 경기 침체, 지역 퇴보를 가져온 여당을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진·김백상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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