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보다 부품 업체가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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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신흥국 경제 침체와 원화 강세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부산지역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친환경차 바람'과 판로 다변화를 등에 업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고객사와 납품사의 실적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납품사의 수익성이 완성차 업체를 앞지르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S&T 모티브 영업이익률 10%
넥센타이어도 12.2% 기록
현대·기아차 실적 앞질러
기술·판로 다변화로 성장세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T모티브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 2천105억 원의 매출과 1천2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 6.3%에서 지난해 10.2%로 뛰어올랐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1조 8천375억 원 규모의 매출에 영업이익 2천249억 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12.2%에 달했다.

반면 이들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익성 둔화로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각각 6.9%와 4.8%에 머물렀다.

이런 현상은 친환경·자율주행 자동차 개발로 고부가가치 부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시장 개척과 매출 다변화로 자동차 부품업체의 성장 매력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S&T모티브는 GM에 납품하는 오일펌프와 자동화 수동변속기 모터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존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친환경차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에 날개를 달고 있다. S&T모티브의 친환경차 모터 매출은 2014년 1천억 원에서 지난해 1천500억 원, 올해는 2천100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피아트와 르노, 폭스바겐 등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 회사로 유통채널을 확대하면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특히 성장 둔화로 중국 등 신흥국 매출이 줄어든 반면, 북미지역은 프리미엄 제품과 고인치 제품 판매 확대로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26.4%의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요 시장인 유럽과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원화 강세로 고전하는 반면, 신기술 친환경 자동차가 세계적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해외 완성차 업체로 유통망을 확대한 부품 업체들은 당분간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진국·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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