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당 창당, '중도 개혁'으로 정치 쇄신 견인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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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2일 공식 창당했다. 창당을 주도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난해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51일 만이다. 교섭단체 구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원내 의석 17석을 보유한 제3당의 출현은 우리 정치에 새로운 지형을 예고하고 있다. '중도 개혁'을 기치로 정치 혁신과 중도층 결집을 통한 거대 양당 구도 개편을 내세우는 국민의당이 앞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제3의 대안 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창당도 하기 전에 한때 2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제1야당의 위치를 넘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지지율이 크게 추락했다. 이는 창당 과정에서 당내 정치 세력 간의 갈등과 모호한 정체성 등으로 구태 정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 정치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담대한 변화'를 내세우지만 아직은 그 변화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날 발표된 정강정책은 기존 정당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추상적 구호만이 아닌 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 줄 수 있는 구체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 개혁에 걸맞은 참신한 인재를 아직 국민에게 내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오거돈 전 장관 영입에 실패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또 다른 지역 정당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 정당사에서 많은 제3당이 출현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는 제3당이 정당으로서의 명확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명망가 개인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단순한 정치 실험으로 끝나는 또 다른 '거품정당'이 되지 않으려면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당과는 다른 합리적인 대안으로서의 진정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국민의당 창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쇄신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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