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보수동 책방골목 고객 편의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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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부산의 관광명소인 보수동 책방골목을 둘러보고 있다. 안혜진 시민기자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중고 책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최근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행사', '책방골목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또 서점 안에 카페를 만들어 사람들이 차를 즐기며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다채로운 변신 노력 불구
환불·교환·이동 서비스 미흡


지난달 30일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아가 보았다. 부산 시민으로서 애정을 갖고 책방골목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하지만 보수동 책방골목이 관광명소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인지 책방골목을 찾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동행한 박상은(23) 씨는 "과거엔 여러 종류의 책을 많이 팔았지만, 요즘은 거의 고등학교 참고서나 어학시험용 책만 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고서점에 들러 책 한 권을 구매하려고 했다. 서점 주인에게 책값을 묻자 5천 원에 가져가라는 말을 들었다. 카드밖에 없다고 하자 서점 주인은 "책값이 5천 원에 불과해 카드 대신 현금을 달라"고 말했다.

골목을 걷고 있다가 다른 서점보다 규모가 큰 서점을 발견했다. 그 서점은 중고 서적을 멋진 조명과 어울리게 진열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매력적이었다. 가게 안에 들어가자 많은 책이 일사불란하게 진열돼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중 종이쪽지에 쓰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환불, 교환 안 됨'. 박상은 씨는 "서점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중고 책도 물건인데 교환과 환불이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각종 영어원서가 진열된 가게가 있었다. 이곳에서도 책을 구매하기 위해 가게 곳곳을 둘러봤다.

하지만 가게 통로 자체가 좁아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불편했다. 책장에 꽂히지 못한 책들이 많이 쌓여 있어 고객의 이동을 방해했다. 한 고객은 다른 곳으로 가려고 몸을 돌리다가 쌓인 책과 부딪쳐 책을 넘어뜨리기도 했다.

박상은 씨는 "보수동 책방골목이 다채로운 변신을 통해 관광명소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서점 주인들이 좀 더 객 편의를 생각해 불편한 부분을 개선한다면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혜진 시민기자
 
동아대 영어영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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