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스며든 나라,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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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라는 나라는 일상에 가깝게 스며들어 있다. 영화 '원스',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 곳곳에서 아일랜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아일랜드는 멀다. 지구전체가 하나의 마을과 같은 성격을 가졌다는 뜻의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생겼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은 손을 뻗는다고 해서 닿는 곳이 아니다.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13시간이 걸리는, 영국 옆에 붙은 인구 430만 명의 자그마한 섬나라 아일랜드는 가깝게 생각했지만 생소하다.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이하 '아일랜드')'의 저자 심은희는 이 책을 통해 우리를 한 순간에 아일랜드의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는다.
 
저자는 아일랜드를 성급하지 않게, 찬찬히 느낄 수 있게끔 한다. 더블린 성과 트리니티 대학을 비롯한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웅장함이 기다리는 모허 절벽과 위클로 웨이로, 술 한 잔의 낭만에 기댈 수 있는 거리에서 아일랜드의 바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아일랜드'는 작은 섬나라를 소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일랜드의 구석 구석을 느긋하게 산책하며 그 안에 숨겨진 역사와 이야기를 발견하려 고민하고 사색한다.
 
중앙 우체국, 애비 극장 등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잔디밭이 유난히 많은 아일랜드의 공원에서는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쏟아지는 햇볕을 그대로 쬐기도 한다. 1년 중 270일 이상 비가 내리는 아일랜드 날씨 덕분에 길을 걷다 비를 맞기도 일쑤지만 그럴 때는 당황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펍에 들어가 한가롭게 시간을 보낸다. 저자가 느낀 아일랜드의 일상과 여유가 책 속 곳곳에 스며 있다.
 
저자는 '아일랜드'를 지역에 따라 크게 여덟 파트로 나눴다. 아일랜드의 심장 더블린, 한적한 교외 더블린 외곽, 역사적인 건축물이 늘어선 렌스터, 시골 마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먼스터, 이니스프리 호수의 낭만이 있는 카노트, 아일랜드에서 만난 영국 북아일랜드 얼스터 등 놓치기 아까운 곳들이 즐비하다. 기존에 잘 알려진 아일랜드의 관광지뿐 아니라 아늑한 나만의 공간도 곳곳에 숨어 있다. 아일랜드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파트 마지막의 부록에는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팁으로 넣었다. '아일랜드'는 여행서이자 에세이, 워홀러를 위한 가이드북의 역할까지 충실히 해낸다. 아일랜드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은 덤이다.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않고 나만 몰래 알고 싶은 아름다운 나라, 아일랜드. 지금 이곳이 당신을 기다린다. 1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이 책 한 권이면 아일랜드에 부는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 심은희 / 리스컴
 
비에스투데이 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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