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 '철새 안전구역' 훼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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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청이 매립을 추진 중인 맥도강과 평강천이 만나는 지점의 공유수면. 왼쪽 아래로 명지시장과 맞닿아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에코델타시티 개발로 서식지를 잃게 될 철새 보호를 위한 공간이 하천 매립으로 위협 받게 될 상황에 놓였다. 환경단체는 개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만들 최소한의 공간마저 훼손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서구, 맥도·평강천 만나는
공유수면 9만여㎡ 매립
주차장·공원 등 조성 계획

환경단체 "철새 이동 통로,
최소한 서식공간 파괴" 반발

부산 강서구청은 최근 맥도강과 평강천이 만나는 공유수면 약 9만 3천㎡(2만 8천 평)의 매립을 추진 중이다. 해당 공유수면은 에코델타시티 습지생태공원 예정부지와 인접한 곳으로 강서구청은 강의 유속을 높이고 철새를 조망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사업을 기획했다.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310억 원으로 추정된다. 강서구청은 이를 국토교통부가 진행하는 '4대강 국가하천 정비계획'에 포함해 국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매립이 이뤄지면 이곳에 주차장,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매립 계획이 추진되는 맥도강과 평강천 하구는 문화재보호구역인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에 포함된다. 또 에코델타시티 사업 구간과 강을 공유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강서구청의 매립 사업에 반발하는 이유는 매립지가 습지생태공원과 맞물리기 때문. 에코델타시티 사업 초기인 2013년 낙동강 하구 및 서낙동강 일대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이며 중간기착지임을 고려해 조류전문가 등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조사단이 구성됐다. 5개월간 조사 활동의 결과로 철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맥도강과 평강천이 만나는 사업예정지 동남측 하단 육지부에 약 20만 평 규모의 습지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습지생태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환경을 극대화하도록 온전히 철새 중심의 서식공간으로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강서구청이 평강천과 맥도강을 매립해 주차장과 공원 등으로 이용한다면 철새 중심의 서식공간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이곳은 큰고니의 서식처이자 다양한 물새류의 이동통로"라며 "매립이 진행되면 에코델타시티 개발의 마지막 안전구역마저 무너져 철새들의 서식과 이동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서구청 관계자는 "맥도강과 평강천은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부유물이 많고 하천오염이 심해 매립을 해 강의 유속을 높이는 것이 옳다"며 "문화재보호법, 하천법 등 관련법의 허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병진·김준용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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