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DNA 깨워 '부산의 잡스'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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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지원사업, 절반이 1억 이상 매출

고양이용품 온라인몰 '고양이에게 손 내밀다'를 운영하는 지역업체 고손컴퍼니. '레드오션'으로 분류된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 김영욱(35) 대표는 2012년 고양이용품만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대부분 업체가 8 대 2의 비율로 고양이보다 강아지용품에 주력하고 있던 상황에서 안정적 수익 기반인 애견용품을 포기하는 것은 '풍차에 뛰어드는 돈키호테' 같은 발상이었다. 하지만 '남이 가지 않는 길'의 끝에는 '남이 갈 수 없는 길'이 있었다. 창업 당시 3천만 원가량이었던 매출은 불과 3년 만에 30억 원까지 뛰었다.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해 내느라 최근 별도의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빌딩 관리 전문 업체 로텍스부산의 김종우(39) 대표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회사를 반석에 올려놨다. 김 대표는 빌딩 운영 종합 대행서비스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2012년 부산에서 야심 차게 도전장을 던졌다. 김 대표는 해당 건물의 초기 설계부터 현재까지의 문제점을 보고서로 만드는 등 치밀한 준비로 건물주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런 노력으로 해운대, 서면 등 부산지역 주요 상권의 상업시설과 오피스텔 등 총 637개 실의 건물 관리를 따냈다. 1인 기업에서 28명의 직원을 둔 강소업체로 성장한 이 회사는 3년 만에 80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부산시 청년창업 지원사업
5년 만에 557개 팀 '결실'
절반이 1억 이상 매출 기록
1천385명 고용유발 효과

부산을 기반으로 창업해 일가를 이룬 토박이 청년 사업가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대기업 취업, 공무원 임용 등 안정된 일자리에 매몰돼 화석화돼 버린 청년들의 '혁신 DNA'를 깨우고, 도전정신을 자극하며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써 나가고 있다.

사업 아이템과 열정은 갖췄지만, 막막하게만 보이던 이들의 도전에 부산시의 청년창업 지원 사업은 날개를 달아줬다. 2010년 시작돼 올해 6년째를 맞는 이 사업은 매년 200개 팀 안팎의 예비 창업가를 선발해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시장 분석과 마케팅 전략 수립, 전시회 참가 등 창업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한다.

그동안 5기 과정에 986개 팀을 선발해 지원한 결과 783개 팀이 과정을 수료했다. 수료 업체의 71%인 557개 팀이 현재 창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창업 업체의 고용 인원은 대표자를 포함해 1천385명으로 업체당 2.5명꼴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뒀다.

창업 업체들은 평균 3억 2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유지 업체의 46%인 254개가 1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 10억 원 이상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한 업체도 47개에 달했다.

특히 선박 수출 대행 및 유통업을 하는 넵튠마리타임이 지난해 50억 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14개 사가 지난해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예비 창업가의 '성공 아이콘'이 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최헌 창업성장지원센터장은 "아이템 발굴과 연구개발 역량 강화로 창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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