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천문화마을 '몸살' 해소책 유료화가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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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입장 유료화 검토 사실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우려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하구는 주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입장 유료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사하구와 주민들의 이런 생각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몰려드는 방문객 차량과 떼거리로 다니며 소음을 일으키는 사람들로 인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관광객들이 덜 찾아오기를 바라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안이 소탐대실할 개연성이 있다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가지는 게 옳다.

이번 사안에서 먼저 드는 의문이 실효성 여부다. 사방이 개방된 자연 마을에서 어떻게 관광객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을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을 전체를 철책으로 둘러쌀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감천마을의 입장 유료화 움직임이 지역 내 다른 도시재생사업 마을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방문객으로 인한 주민 고통은 대부분 마을의 공통적인 고민이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재생한 마을을 구경하는 데 다시 돈을 내야 하는가 하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입장 유료화가 도시재생 사업을 되레 지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은 경청할 대목이다. 따라서 사하구는 지난 1988년부터 추진된 해운대해수욕장의 유료화 방침이 왜 아직도 지지부진한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또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길 유료화가 아직도 논란 중인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하구는 지자체가 책임져야 할 주민생활 개선비용을 방문객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거주민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감천마을 주민들이 각종 수익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생활개선을 도모하는 게 우선순위이다. 또 유치한 외부 자본의 수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이와 함께 주민과 관광객이 상생하는 다른 방안들이 도출된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이런 모든 과정과 노력을 다 거친 후에도 효과가 없다면 그때 가서 입장 유료화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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