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노안,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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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갤럽이 60세 이상의 남자 1천 명을 대상으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 언제였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가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안과의사로부터 "당신의 눈은 노안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였단다. 필자가 지난해 송년 모임에서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도 노안에 대한 것이었다.

노안의 초기 증상은 작은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다. 화장품 사용설명서의 조그마한 글씨, 약품 설명서의 글씨들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깜짝 놀라 눈을 깜빡거려 눈물을 좀 짜내서 다시 보면 보인다. 그리고 팔을 늘여 눈과 글씨의 거리를 조금 더 벌려 놓으면 편하게 보인다. 남자들의 경우 컴퓨터 모니터 글씨가 흐릿하게 보일 때 눈에 이상이 왔다고 인식한다. 이런 증상은 어두운 곳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노안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아무리 시력이 좋았던 사람이라도 노안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사람의 눈 안에는 투명한 수정체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두꺼워지고 탄력성을 잃게 된다. 이와 동시에 수정체를 감싸고 있는 주위 근육(조절근)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조절근이 하는 역할은 수정체를 수축 이완시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조절근 기능이 떨어지면 가까운 곳의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없게 된다.

조절근은 잠잘 때 충분한 휴식이 이뤄진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깨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TV, PC 등 전자기기를 쉼없이 본다.조절근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조절근에게 적절한 휴식을 줘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구체적 실천 방안은 현관에 스마트폰 보관함을 설치하자. 퇴근해 집에 들어서면서 보관함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던져버리는 것이다.

노안 증상을 느꼈다면 제일 먼저 가까운 안과에 들러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안과질환이 없다고 하면, 노안을 병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나무의 나이테처럼, 눈가의 살짝 팬 주름처럼 연륜이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긍정적 사고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밸런스를 찾을 수 있고 피로, 무력감, 눈 근처의 두통을 날려 보낼 수 있다.


박효순


누네빛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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