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도 베팅? … '공매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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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제발 더 떨어지기를…."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연일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할수록 돈을 버는 공매도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천588억 원
하락과 기술적 반등 혼조세
개인 투자자 주의 필요


특히 이처럼 국내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공매도 투자자의 증가는 최근의 증시 하락세를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매도는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방식.

거래소에 상장된 A라는 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이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일단 현재가인 5만 원에 공매도했다고 가정할 때 결제일인 3일 뒤 주가가 4만 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다. 반면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전체 거래 대금 4조 5천553억여 원의 7.88%에 달하는 3천588억여 원을 기록했다는 것.

이에 앞서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공매도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6월 이후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달은 7.18%를 기록한 지난해 8월이었다.

이후 공매도 비중은 지난해 9월 6.97%, 10월 5.63%, 11월 6.07%, 12월 5.22%로 5~6%대에 머물렀으나 올 들어 8%에 육박할 만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미국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국제 유가 하락 등 세계 경제 불안으로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피 지수는 개장 첫 주인 4~8일, 지난해 마지막 주에 비해 43.69포인트(2.23%) 떨어진 1917.62까지 밀렸다. 20일에는 하루에 44.19포인트(2.34%) 하락한 1845.45로 장을 마쳤다. 하락세는 22일에도 이어져 1,840.53으로 마감했다. 일부 전문가는 끝 모를 추락 국면에 빠져들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시 분위기 때문에 갈수록 공매도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기관투자자들이 불황기 수익 수단으로 공매도에 대거 뛰어들면서 가뜩이나 약세인 주식시장의 체질을 더욱 허약하게 만든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안상율 센텀지점장은 "올 들어 글로벌 증시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어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하락과 기술적 반등의 혼조세가 거듭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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