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유발 '지카 바이러스'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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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를 강타한 소두증 공포가 세계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미국과 아시아에도 상륙해서다.

남미 이어 미국·아시아 상륙
美, 22개국 여행 자제 경고
모기로 전염 뇌 손상 유발

미국 뉴욕 시는 22일(현지 시각) 시민 3명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 곳을 여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회복했고 나머지 두 명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소두증에 걸린 신생아가 태어나기도 했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자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가이아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22개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방콕포스트는 최근 대만에 입국한 20대 태국 남성도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지난 3개월간 태국 북부에서 지내다가 지난 10일 대만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열 감지 카메라에 이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후 남성은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소두증 공포의 진원지는 중남미다. 브라질에선 지난 16일까지 3천893건에 달하는 소두증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230건이 소두증으로 확인됐다. 282건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3천381건은 조사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올해 소두증 의심 사례가 1만 6천 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살바도르에서도 지난해 5천397건에 달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왔다.

소두증에 걸린 신생아는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뇌 손상을 입는다.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심하면 숨질 수도 있다. 임신 초기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 박멸에 나섰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집트 숲 모기를 없애기 위해 다음 달 말까지 모든 가구를 방문해 조사할 계획이다. 보건부는 방역 요원과 군인을 동원해 모든 가구를 찾아다니며 모기 서식 환경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브라질 당국은 예산 3억 달러(3천597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김종균 기자 kjg11@·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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