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긴급수혈 숨통… 한고비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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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긴급 자금 수혈로 경영 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중공업에 필요한 긴급 유동성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의 전체적인 부족 자금을 약 2천5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오는 4월까지 부족한 자금을 1천382억 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4일 자율협약 신청 후
4월까지 부족분 1천382억 원

채권단, 내주 긴급지원안 결의
설 연휴 전 유동성 확보 기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우선 4월까지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동서울터미널, 한진홀딩스가 보유한 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1천300억 원을 한진중공업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자금 지원안을 채권단에 토의해 결의한다. 동서울터미널은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비핵심 부동산 중 담보가 없는 양질의 자산이다.

지원안이 결의되면 채권단은 다음 달 설 연휴 전 한진중공업에 자금 지원을 집행한다. 이후 4월께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오면 최종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일정이다.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현재 건조 중인 18만t급 벌크선 2척에 대한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865억 1천662만 원이다. 이 선박은 2013년 마셜 아일랜드 소재 A선사가 주문한 선박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선박 건조 중 A선사가 중도금을 제때 내지 않자 계약을 해지했었다. 이 선박은 현재 건조가 거의 완료된 상태로 1척은 2월 중, 1척은 3월 중 새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채권단이 일시적 운영 자금 부족분 수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미인도 선박을 다른 선사에 매각함으로써 단기적 자금 운용에 부담을 덜게 됐다"면서 "인천 북항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매각 등 자구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조기에 자율협약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14일 한진중공업의 자율협약을 개시했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조선업황이 꺾이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한진중공업의 총 금융권 채무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약 1조 6천억 원이며 이 중 1조 4천억 원이 은행권에 몰려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해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채권단에 포함돼 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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